강원 철원에서 열린 제11회 철원DMZ국제평화마라톤대회에서 알마회원들이 조를 편성해 달리고 있다. 알마회 제공
강원 철원에서 열린 제11회 철원DMZ국제평화마라톤대회에서 알마회원들이 조를 편성해 달리고 있다. 알마회 제공
휴전선 155마일에서 이색적인 이어달리기 행사가 펼쳐진다. ROTC마라톤클럽(알마회·회장 곽철희)이 3일부터 5일까지 현역 장병들과 함께 뛰며 호국안보의 중요성을 되새기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곽철희 알마회장(21기)은 “알마회는 인내와 극기를 통해 심신을 함양하고 선후배 및 가족 간 친목을 다져왔다”며 “나라를 사랑하고 국민 행복을 바라는 마음에서 철책선을 지키는 후배들과 땀을 흘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알마회원 30명은 3일 오전 4시 강원 고성군 통일전망대에서 개회식과 함께 출발해 휴전선 인근 도로를 달려 5일 오후 임진각 통일전망대에 도착 후 해산한다. 총 325㎞의 거리를 32개 구간으로 나누고 10㎞가량 1개 구간마다 3~4명이 함께 뛴다. 6개조가 번갈아가며 이어달리기에 나서 개인별로 매일 20~40㎞가량을 주파해야 한다.

주자 중에는 고령자가 많다. 이영정(3기·74), 조윤구(7기·69), 이시은(9기·68), 이영균(10기·67), 홍연표(14기·62), 이성환 김인식 김기성 박경수(16기·60), 회원 등이다. 이 중 이영정 조윤구 이영균 홍연표 박경수 회원은 마라톤 풀코스를 100회 이상 완주한 베테랑이다. 흰머리가 성성한 이들은 현역 장병들과 만나 지친 어깨를 두드려주고 격려하며 군 선배로서 경험을 전해줄 계획이다.

강원 양구군 송현리 방산회관 구간에서는 21사단 소속 현역 장병 30여명이 노병들과 함께 호흡을 맞춰 달릴 예정이다. 고아라 소위(52기·6사단 정훈장교) 등 장병 10여명은 강원 철원군 일대 ‘철의 삼각지’ 전적관에서 예비역 선배들과 10여㎞를 뛴다.

휴가를 내고 참여하기로 한 고 소위는 “선배님들로부터 건강을 유지하는 비법과 자상한 리더십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고령인 이영정 회원(74)과 최연소 주자인 고 소위(24)의 나이 차는 50세에 이른다. 하지만 같이 뛸 때는 한마음이다. 이 회원은 “국민에게 더욱 사랑받는 군대, 장병들이 골육지정으로 똘똘 뭉친 강건한 군대가 되길 염원하는 마음을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2000년 10월3일 창설된 알마회는 ROTC중앙회의 직능단체 중 하나로 ROTC 출신 장교와 예비역, 후보생, 가족들이 가입할 수 있다. 알마회원은 60명으로 대다수가 아마추어 마라토너 수준을 넘는다. 지난 8월31일 열린 100㎞ 울트라마라톤 대회에 5명이 참가해 모두 완주했다. 허용필 회원(26기·50)은 9시간42분의 기록으로 우승, 알마회의 명예를 드높였다. 2002년과 2012년에도 155마일 이어달리기를 했지만 현역 장병들과 함께 뛰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영균 회원은 “이어달리기를 통해 ‘건강한 정신은 건강한 육체에서 나온다’는 진리를 후배 장병들에게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