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하향 기업 늘어
"보여주기식인지 두고 봐야"
올 들어 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을 떨어뜨린 기업이 크게 늘어났다.
1일 금융감독원 내부 집계결과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신용평가사들의 등급 상하향배율은 0.39배로 지난해 같은 기간 0.91배 대비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등급 상하향 배율이란 등급을 떨어뜨린 기업 대비 등급을 올린 기업 숫자의 비율을 뜻한다.
등급을 보유한 1149개 업체의 신용등급 변동을 조사한 결과 84개사가 떨어졌고 33개사는 올랐다. 전체 등급 중 투자등급이 차지하는 비중도 6월 말 현재 87.2%로 감소했다. 2013년 초엔 90.2%, 2014년 초엔 88.4%였다.
등급이 떨어진 기업 중엔 KT, 현대, 한진, 동부 등 대기업그룹 계열사들이 많았다. 업종별로는 장기 업황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건설, 조선, 해운, 철강업종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 같은 등급 하향 배경에는 실적 악화로 기업 재무 상황이 대거 악화된 것 외에 금융당국의 감독 강화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금융감독원은 동양그룹 사태를 계기로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신용평가사에 대한 종합 검사를 실시했다. 현재 신용평가사 임직원에 대한 제재 절차가 진행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용평가사들의 평가 태도가 변화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면서도 “추세적인 변화인지 보여주기식 평가인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