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회사 알리안츠 "핌코 매각하지 않을 것"

세계적인 채권 투자회사 핌코가 '채권왕' 빌 그로스(70)의 사임 이후 불어닥친 자금 이탈 후폭풍 속에 고객 달래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29일 외신에 따르면 핌코를 창업하고 43년간 이끈 빌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CIO)가 내부 갈등설 속에 사임하고 야누스 캐피털 그룹에 합류한다.

지난 1971년 핌코를 공동 창업한 그로스는 최근까지 핌코의 대표 펀드인 '토털 리턴 펀드'의 운용을 맡아 2천200억달러(230조8천억원) 규모의 자금을 관리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그로스가 전격 사임을 발표하자 핌코에 불어닥친 후폭풍은 거셌다.

'채권왕'의 사임 소식에 핌코의 모회사인 독일 알리안츠의 주가는 뉴욕 증시에서 6% 하락했다.

반면 야누스의 주가는 43% 폭등했다.

그로스가 운용한 펀드에서 자금도 줄줄이 빠져나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7일 그로스가 직접 운용한 '토털 리턴 ETF(상장지수펀드)' 36억달러(3조7천억원) 가운데 8억1천900만달러(8천592억원)가 이탈했다.

시장조사업체인 번스타인 리서치는 그로스의 사임으로 핌코의 자금 가운데 10∼30%가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그로스를 보고 핌코에 돈을 맡긴 사람들이 대거 빠져나갈 기미를 보이자 핌코는 투자자를 안심시키는 데 주력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핌코의 더글러스 호지 최고경영자(CEO)는 "환매가 발생하더라도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다수 투자자가 핌코와 함께 할 것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새로 임명된 대니얼 이바스킨 CIO도 자신의 팀이 "중장기뿐만 아니라 연초 대비로도 꽤 견고한 성적을 거뒀다"고 강조했다.

알리안츠도 핌코를 매각할 계획이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제이 랄프 알리안츠자산운용 대표는 "지난 10년간 핌코를 운영한 방식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그로스의 사임이 알리안츠와 핌코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