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분기 성적표에 대한 여의도 증권가의 눈높이가 끝을 모르고 내려가고 있다.

삼성증권이 최근 3분기 영업이익을 4조 원대로 제시한 데 이어 24일엔 동양증권과 LIG투자증권이 3조 원 후반까지 전망치를 낮췄다.

실적 하향 조정이 잇따르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 2년2개월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날 동양증권은 스마트폰 사업부의 실적이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3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3조9500억 원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윤 연구원은 "3분기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판매가 전 분기보다 7% 늘어난 8100만 대에 머물 것"이라며 "북미와 중국 경쟁사들의 신규 모델 출시 영향이 예상보다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ASP)가 하락하는 가운데 중저가 스마트폰의 경쟁심화로 마케팅비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이 연구원은 지적했다. 플랫폼 전략 수정에 따른 비용 이슈까지 더해져 이익 압박은 심화되고 있단 게 그의 판단.

따라서 3분기 스마트폰 사업부(IM) 영업이익은 2조3000억 원에 그칠 것으로 추산했다.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은 주요 부품을 공급하는 디스플레이와 시스템LSI 실적 악화로 이어진다.

이 연구원은 "디스플레이 적자전환과 시스템LSI 적자 폭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4분기엔 영업이익이 4조3900억 원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며 "메모리 사업부의 호실적과 가전 사업부의 성수기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LIG투자증권은 3조9300억 원까지 눈높이를 낮춘 뒤 목표주가를 160만 원에서 135만 원으로 내렸다.

홍성호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를 제외하면 제대로 수익을 내는 사업부가 없다"며 "특히 스마트폰 부문은 판매량 부진과 가격 경쟁 심화, 재고 및 마케팅 비용 발생으로 3중고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삼성증권은 지난 22일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이 4조7000억 원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5조 원 아래 영업이익을 제시한 건 처음.

이어 우리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교보증권 등이 잇따라 전망치를 4조 원대로 조정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 장 중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데 이어 116만1000원에 마감해 2012년 7월25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