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코스닥지수 상승을 견인하면서 외국인 보유 지분이 늘어난 종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5일 코스닥지수는 0.61% 상승한 572.37에 장을 마쳤다. 이달 3일 기록한 571.4를 넘어 다시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이날 하루 510억원어치를 사들인 외국인이 상승장을 이끌었다. 개인은 378억원, 기관은 108억원어치를 팔았다. 개인이 주도하던 코스닥시장에 외국인 매수세가 다시 생겨나면서 이런 트렌드가 얼마나 지속될지 관심이다.

○코스닥으로 컴백하는 외국인

연중 최고치 경신 코스닥, 어떤 종목 사랑 받나
외국인의 코스닥 보유 주식 비중은 다시 늘고 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지난달 평균 외국인의 코스닥 보유 주식 규모는 15조2897억원이었다. 전체 코스닥시장에서 10.99%를 점했다. 2008년 10월(13.69%) 이후 최고치다. 지난달 코스닥시장에서 개인은 460억원, 기관은 308억원어치를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은 92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서도 외국인 순매수세가 뚜렷한 만큼 외국인 보유 주식 비중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조심스레 관측하고 있다.

개별 종목들도 외국인 지분율이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10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 지분율이 최고치를 기록한 종목은 196개였다. 이달 들어 최고치를 찍은 종목도 74개에 이른다.

이 중 외국인 지분 비중이 가장 급격히 늘어난 종목은 로엔이다. 2년 전만 해도 9%에 불과했던 로엔의 외국인 보유 지분은 68.33%로 급격히 늘었다. 음원서비스 가입자 증가에 따라 최근 2년간 로엔 주가는 3배 넘게 뛰었다. 지인해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음원 유통가격이 낮다는 점이 매력이었을 것”이라며 “정부의 점진적인 가격 인상 계획에도 보유 지분을 늘리는 것은 인상 이후에도 추가 상승을 예상한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 밖에 최근 외국인 지분율 최고치를 경신한 한국정보통신(59.5%)은 올 들어 47%, 하이록코리아(40.98%)는 27% 상승했다.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둬 외국인 지분 증가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무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하이록코리아에 대해 “2011년 이후 기계업종에서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여주고 있다”며 “다양한 전방산업을 갖고 있고 상선 시황 성장의 가장 큰 수혜를 보고 있다는 점에서 상승 탄력을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IT 선호 뚜렷, 바닥권 기대

업종별로는 정보기술(IT) 분야에 대한 선호가 강했다. 이달 외국인 지분 최고치를 기록한 74개 종목 중 34%(25개)가 IT업종에 속한 종목이었다. 그중 10개 종목은 올 들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최근 외국인 지분율이 최고치에 이른 지디의 올해 주가 하락률은 62%다. 지디는 태블릿PC 부품을 공급하는 회사다.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윈스도 지난해 말 대비 50%, 스마트폰 부품사인 동양이엔피도 33% 주가가 떨어졌다. 그럼에도 외국인은 지분율을 꾸준히 높이고 있는 것이다. 강정호 NH농협증권 연구원은 “IT부품주를 중심으로 바닥을 다지고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라며 “기술 경쟁력에 대한 검증을 거쳐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한다는 측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