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힘 받는' 통신株
상반기 내내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던 통신주가 이달 들어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다. 영업정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 시행 등 정부 규제 강화가 경쟁을 완화하는 순기능을 하며 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지난 5일 LG유플러스는 1.26% 오른 1만2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엔 8000원대까지 떨어졌지만 이달 들어 1만원대를 회복했다. SK텔레콤 역시 지난달 23만~24만원대에 머물렀으나 지난 4일엔 29만9000원까지 치솟아 1년 최고가를 기록했다. KT는 지난달 2만원대까지 떨어졌지만 이달 들어선 3만3000~3만5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7월 초부터 현재까지 유가증권시장의 22개 업종별 지수 상승률을 비교한 결과 통신업 지수는 평균 21.39% 오르며 상승률 3위를 차지했다.

방송통신위원회 규제가 본격 시작되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때문이다. 방통위는 최근 불법 보조금에 대한 제재의 일환으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추가 영업정지를 명령했다. 시장에선 이 기간에 통신사가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도 SK텔레콤은 영업정지의 영향으로 1000억원가량의 마케팅 비용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 시행될 단통법도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보조금 부당차별(동일한 휴대폰에 서로 다른 보조금을 지급) 금지, 단말기·요금 할인선택제 도입 등이 주요 골자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통법 시행으로 경쟁을 부추긴 업체에 대한 강력한 제재가 예상된다”며 “올해 하반기 통신사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7.0%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