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기량의 금메달 청부사…"절대 지지 않겠다"

'배구여제' 김연경(26·터키 페네르바체)의 승리욕이 점점 자란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으면 더 욕심이 생기는 것 같다"는 그는 "금메달을 목표로 인천 아시안게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연경에게 '정상'은 익숙한 자리다.

지난 3월 끝난 2013∼2014시즌 유럽배구연맹(CEV)컵 대회에서 페네르바체를 우승으로 이끌며 대회 최우수선수에 올랐고, 터키리그에서는 팀이 준우승에 그쳤지만 득점·공격 부문 2관왕을 차지하며 세계 최정상급 공격수의 입지를 다졌다.

'국가대표 김연경'도 세계 최고였다.

그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의 4강 진출을 이끌었고, 대회 여자배구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하지만 김연경에게는 풀지 못한 한이 있다.

김연경은 "광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 속에서 불이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한국은 중국과 결승전에서 만났고 세트 스코어 2-2에서 5세트 14-12로 앞서가다 내리 4점을 내줘 역전패했다.

김연경은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고 의욕을 보였다.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주장을 맡은 김연경은 늘 목소리를 높이며 팀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코트 안에서의 존재감은 더 묵직하다.

김연경은 8월에 열린 2014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예선전에서 득점, 공격, 서브 부문을 석권했다.

상대가 자신에게 서브를 집중하는 부담스러운 상황에서도 김연경은 폭발적인 공격력을 선보였다.

더구나 김연경은 정규시즌을 치른 뒤 체력을 충분히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그러나 김연경은 "어깨와 무릎에 미세한 통증이 있지만 아시안게임을 생각하면 휴식보다는 팀 동려와 호흡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며 매 경기 공격 선봉에 섰다.

지난 8월 경기도 화성에서 열린 2014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예선에 참가한 독일 여자배구대표팀의 지오반 주데티 감독은 "김연경은 세계 여자배구 최고 선수다.

축구 선수와 비교하자면 리오넬 메시보다 위에 있다"라고 말했다.

페네르바체의 라이벌 팀 터키 바키방프의 사령탑이기도 한 그는 "김연경은 터키리그뿐 아니라 유럽 전체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선수"라며 "좋은 신장(192㎝ 73㎏)을 타고났고 배구 센스까지 갖췄다.

김연경처럼 뛰어난 선수를 최근 30년 동안 본 적이 없다"고 극찬했다.

배구 지도자들이 김연경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남다른 승리욕이다.

이선구 여자배구대표팀 감독은 "현 대표팀은 아시안게임을 목표로 구성한 팀이다.

그랑프리대회는 손발을 맞춰가는 과정이었다"고 말하면서 "그런데 김연경은 그랑프리대회에서도 꼭 이기고 싶어 하더라. 지는 걸 정말 싫어하는 선수다"라고 말했다.

주데티 감독도 "김연경이 무서운 이유 중 하나가 늘 이기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연경은 "절대 지지 않겠다"는 각오로 인천 아시안게임에 나선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jiks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