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호 국민은행장 "IT 임직원 고발은 예정됐던 것…지주사와 협의사항 아니다"
이건호 국민은행장(사진)은 전산시스템 교체 관련 업무방해 등 혐의로 KB금융지주 및 국민은행 임직원 세 명을 검찰에 고발한 것과 관련해 “지난 5월 범죄 혐의가 심각하다고 판단해 고발하려 했지만 일부 반대에 부딪혀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린 것”이라고 31일 밝혔다.

이 행장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자체 특별감사 결과 세 명의 임직원이 은행 전산교체 관련 검사 결과를 왜곡·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5월 이사회에서 즉시 고발하겠다고 보고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그래서 금감원 조사 결과가 확인되면 바로 고발하기로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1일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세 사람에 대해 중징계를 결정한 것을 보고 고발했다”며 “물론 징계가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범죄 혐의 자체가 없어질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지주사 임직원을 고발하면서 지주사와 상의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은행에서 일어난 범죄 혐의자들을 고발하는 것은 은행장의 의무”라며 “지주사와 협의할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22일 1박2일 일정으로 경기 가평군 백련사에서 진행된 KB금융 경영진 템플스테이 첫날 밤에 서울로 돌아온 것에 대해선 “집안 사정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행사 진행이 ‘화합과 소통’이라는 당초 취지와 맞지 않아 문제를 제기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임영록 KB금융 회장에게 방을 따로 배정한 것 때문에 서울로 온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어린애나 유치원생은 아니지 않느냐”고도 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