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분리주의 반군이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동부와 남부 일부 도시를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즉각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경고했다.

29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터키 방문 계획을 취소하고 28일(현지시간) 국가안보국방위원회 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인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에서 반군이 우크라이나 정부군을 밀어내고 노보아조프스크 등 일부 도시를 점령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반군이 러시아로부터 대규모 병력과 무기를 지원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우리가 장악하지 못한 국경지역을 통해 중화기로 무장한 러시아 정규군 부대가 들어왔다”며 서방 측에 군사적 지원을 요청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이날 “러시아군이 반군을 지원하면서 함께 싸우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에서 활동하는 러시아군이 1000여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경고하고 나섰다. 그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전화통화로 대책을 논의한 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반군을 훈련 및 무장시키는 것은 물론 자금 지원도 하고 있다”며 “이번 일이 더 큰 비용과 추가 제재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개입을 전면 부인했다. 나토는 이날 28개 회원국 대사와 우크라이나 대사가 참석하는 긴급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유럽연합(EU)도 3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정상회의에서 이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포로셴코 대통령은 다음달 백악관에서 회동한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