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기대 높아져
"작년보다 판매 속도 2배"
업계, 추가 물량 확보전
100만원이 넘는 한우 와인 등 고가 추석 선물세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주요 백화점이 추석 선물세트 판매를 시작한 지 3~4일 만에 100만원대 상품 대부분이 50% 이상 판매됐다. 백화점들은 고가 선물세트가 기대 이상의 인기를 끌자 추가 물량 확보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은 이후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고가 선물세트 수요가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백화점에서는 ‘프리미엄 한우 L-No.9 세트’(120만원)가 25일까지 42개 팔렸다. 추석 선물세트 판매를 시작한 지 4일 만에 전체 물량의 42%가 팔린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에서는 지난 22~25일 프리미엄 정육 세트 판매가 지난해 추석 전의 같은 기간과 비교해 24.3% 증가했다. 전체 물량의 52.4%가 이미 팔렸다. 현대백화점의 100만원짜리 ‘현대 명품 한우 특 세트’도 150세트 중 90여개가 판매됐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고가 선물세트가 작년 추석에 비해 두 배 빠른 속도로 팔리고 있다”며 “추석까지 아직 2주 남아 있어 일부 상품은 물량을 추가로 들여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가 와인도 인기다. 롯데백화점에서는 ‘샤토 라투르’(180만원), ‘샤토 몽로즈’(120만원) 등이 각각 10병 안팎 팔렸다. 현대백화점이 ‘샤토 무통 로칠드’ 2005년산부터 2010년산까지 6병으로 구성한 ‘현대 단독 와인 3호 세트’(990만원)도 24일 판매됐다.
굴비는 수요가 완전히 회복됐다. 22~25일 신세계백화점의 50만원 이상 고가 굴비세트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3%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프리미엄 굴비 세트’(200만원), ‘법성포 구가네 봄굴비 특호’(95만원), ‘법성포 구가네 참굴비 1호’(50만원) 등을 판매하고 있다. ‘정관장 천삼 20지’(300만원), ‘정관장 홍삼정 천(天)’(185만원) 등 고가 건강기능식품 역시 백화점별로 준비한 물량의 절반가량이 판매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대형마트의 선물세트 단가도 작년보다 올랐다. 롯데마트가 18~24일 판매한 추석 선물세트를 분석한 결과 3만원 이상~5만원 미만 상품의 비중이 43.7%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추석 때 3만원 미만 상품의 비중이 53.1%였던 것에 비하면 주력 품목의 가격대가 높아졌다. 우길조 롯데백화점 식품부문장은 “한동안 명절 선물은 중저가 실속형이 대세였는데 이번 추석을 앞두고는 고가 프리미엄 선물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며 “추석이 다가올수록 고가 와인과 건강식품 판매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전통적인 명절 인기 선물 중 하나인 과일 판매는 부진하다. 백화점 측은 추석이 예년보다 이른 탓에 과일 품질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고 구매를 미루는 소비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