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이 올 상반기에도 70%를 밑돈 것으로 나왔다. 현대·기아차 점유율은 수입차 공세에 밀려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계속 60%대에 머물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안방 시장을 지키기 위해 신차 아슬란과 3세대 쏘렌토를 중심으로 점유율 회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전략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신규 등록 기준 올 1~6월 현대차 점유율은 42.7%, 기아차는 26.8%로 합계 69.5%에 그쳤다. 앞서 지난해 하반기에도 현대·기아차의 반기 점유율은 68.7%(현대차 39.5%, 기아차 29.2%)였다. 현대·기아차의 반기 점유율이 70%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7년 상반기(69.0%) 이후 7년 만으로, 당시엔 수입차 공세가 아니라 한국GM, 르노삼성 등 국내 완성차 업체 간 경쟁 심화 때문이었다.

현대·기아차 점유율은 기아차의 선전 속에 2008년 상반기에 처음으로 70%대(71.7%=현대차 47.9%+기아차 23.8%)로 올라섰고, 2009년 상반기 78.0%(현대차 48.5%, 기아차 29.5%)로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70%대 초·중반을 오르내리던 점유율은 지난해 하반기 7년 만에 처음으로 70% 밑으로 떨어졌으며 올 상반기에도 70%대 회복에 실패했다.

자동차 업계에선 현대·기아차 점유율이 추락한 직접적인 이유를 거센 수입차 공세에서 찾고 있다. 수입차 점유율은 2007년 상반기 4.5%에 불과하던 것이 올 상반기 12.4%로 세 배 가까이 치솟았다.

올 상반기 중 현대·기아차에 이은 점유율 순위는 수입차(12.4%), 한국GM(9.3%), 쌍용차(4.1%), 르노삼성차(3.7%)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GM과 쌍용차, 르노삼성 등 3사 몫이 17.1%로 쪼그라든 대신 수입차 비중이 급격히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들이 연비와 성능이 좋은 디젤 차량과 중소형 차량을 앞세워 국내 중소형 차급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며 “수입차와 경쟁해 현대·기아차가 내수 점유율 70%대를 회복하는 것은 버거운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기아차는 신차를 중심으로 내수시장 탈환에 전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유럽 차들이 연비 좋은 디젤 차량을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것과 관련해 대항마로 3년간 연구를 통해 그랜저 디젤 모델을 내놓았다. 또 지난해 말 주력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신형 모델을 출시한 데 이어 올 상반기 쏘나타와 카니발, 하반기 쏘렌토 등 잇단 후속 모델로 바람몰이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하반기 출시할 프리미엄 차량 아슬란은 BMW 5시리즈,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 등 독일 고급차 모델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차종”이라며 “신규 브랜드와 후속 모델도 70% 고지 전투에서 다시 한 번 기선을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진/강현우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