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 도약'…장성·울진·양구 표준점수 1위
지난해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 등 수준별 시험으로 치러진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서울 강남 등 ‘교육특구’의 성적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교육과정을 자유롭게 편성할 수 있는 자율학교의 선전으로 일부 시·군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해 수능을 치른 60만6813명의 성적을 분석한 결과다.

◆상위 30위에 교육특구 대거 포함

'지방의 도약'…장성·울진·양구 표준점수 1위
대도시 지역 학생이 읍면 지역보다 수능 성적이 좋았다. 대도시와 읍면 지역 간 표준점수 평균 차는 △국어A형 5.6점, 국어B형 5.2점 △수학A 4.2점, 수학B 11.1점 △영어A 6.3점, 영어B 9.3점으로 B형일수록 차이가 컸다.

전국 230개 시·군·구 가운데 표준점수 평균이 상위 30위에 든 곳을 보면 국어A는 전남 장성군, 국어B·수학A·영어B 강원 양구군, 수학B 경기 과천시, 영어A는 경북 울진군이 1위를 차지했다. 장성군은 기숙형 자율고로 전국에서 신입생을 선발하는 장성고, 양구군은 특수목적고인 강원외고 등 1개교만 있어 높은 성적을 냈고 울진군은 자율형 공립고(자공고)인 울진고가 지역 학력신장을 이끌었다.

전 영역에서 표준점수 평균이 상위 30위에 포함된 시·군·구는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대구 수성구, 광주 남구, 경기 과천시, 충북 청원군, 경남 거창군, 제주 제주시 등 8개 지역이다. 비교적 부유하고 학원이 밀집한 대도시 ‘교육특구’가 다수로 청원군과 거창군, 제주시의 선전이 돋보였다.

상위권대 진학이 가능한 수능 1·2등급 비율을 기준으로 한 상위 30개 시·군·구는 표준점수 평균 결과와 비슷해 국어A는 전남 장성군, 국어B·수학A·영어B는 강원 양구군, 영어A는 경북 울진군이 1위에 올랐다. 수학B는 서울 강남구가 1위를 차지했다. 모든 영역에서 1·2등급 비율이 상위 30위에 드는 곳은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대구 수성구, 경기 과천시, 충북 청원군 등 5곳이었다.

상위 30위에 새로 진입한 시·군·구는 경기 안양시, 광주 동구와 서구, 부산 동래구, 서울 양천구, 전북 익산시 등으로 이들 지역에는 자율형 사립고와 자공고 등이 있다.

광역시·도별로는 광주와 제주가 성적이 좋았다. 표준점수 평균이 국어A는 대구·제주, 국어B 광주·제주, 수학A 제주, 수학B·영어A·영어B는 광주가 가장 높았다. 1·2등급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국어A·수학A·영어A는 제주, 국어B·수학B·영어B는 서울이었다.

◆재수생·여학생 강세 여전

학교 유형별로는 사립학교가 국·수·영 전 영역에서 국·공립학교보다 표준점수 평균이 높았다. 사립학교와 국·공립 간 점수 차이는 △국어A 4.2점, 국어B 4.4점 △수학A 4.8점, 수학B 5.5점 △영어A 2.8점, 영어B 5.2점 등으로 어려운 B형에서 격차가 더 컸다. 1·2등급 비율 역시 세 영역 모두에서 사립학교가 높았다.

졸업생의 강세도 여전해 재학생에 비해 표준점수 평균이 △국어A 9.4점, 국어B 9.9점 △수학A 11.2점, 수학B 8.1점 △영어A 5.7점, 영어B 9.3점 높았다. 1·2등급 비율도 재학생은 △국어A 9.7%, 국어B 10.3% △수학A 8.6%, 수학B 10.4% △영어A 12.5%, 영어B 9.0%인 반면 재수생은 △국어A 20.1%, 국어B 20.3% △수학A 24.0%, 수학B 20.3% △영어A 23.0%, 영어B 18.4%로 두세 배가량 많았다.

성별로는 수학B를 제외하면 모든 영역에서 여학생의 표준점수 평균과 1·2등급 비율이 남학생보다 높았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