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사 ‘빅5’가 독과점해온 글로벌 백신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20일 의약품정보제공 기관인 IMS와 각사에 따르면 지난해 256억달러(약 26조원) 규모인 글로벌 백신시장은 그동안 GSK, MSD, 사노피, 화이자, 노바티스 등 5개사가 사실상 독과점해왔다. 이들 5개사의 프리미엄 백신시장 점유율은 86%였다. 일반 백신을 포함한 전체 시장점유율도 58%였다.

선두자리는 GSK(지난해 점유율 15%) MSD(14%) 사노피(13%)가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화이자는 폐렴백신 외에는 신제품을 내놓지 못해 11%로 밀려난 상태다. 시장점유율 5%로 5위인 노바티스 백신사업은 내년 3월 GSK로 넘어간다.

하지만 GSK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프리미엄 백신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대형 품목이 탄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화이자는 폐렴 백신 한 품목으로 연간 4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MSD의 자궁경부암 백신은 지난해 매출 1조8000억원으로 2010년보다 세 배가량 성장했다.

2020년까지 제약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5%인 반면 백신은 12.7%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통 백신에 강한 화이자보다는 프리미엄 백신 파이프라인이 강한 GSK와 MSD가 폭발적인 성장을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