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길에 볼 수 있는 가장 심한 꼴불견은 무엇일까. 직장인 두 명 중 한 명은 ‘시끄럽게 전화통화하는(또는 떠드는) 사람’을 꼽았다. 시장조사업체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지난 13~16일 직장인 500명을 대상으로 벌인 모바일 설문조사 결과다.

응답자 절반(54.4%)이 ‘출퇴근길에 소란스러운 사람이 가장 보기 싫다’고 답했고 ‘과도하게 애정행각을 벌이는 커플’(19.6%)도 꼴불견으로 꼽혔다. 그 뒤를 ‘김밥처럼 냄새 나는 음식을 먹는 사람’(12.4%)과 ‘눈썹부터 립스틱까지 쉼 없이 계속 화장을 하는 사람’(7.6%)이 이었다.

직장인들은 출퇴근길에 비애를 느끼는 순간으로 ‘정신과 몸으로 느끼는 피로감은 목요일이나 금요일인데도 실제로는 화요일임을 깨달았을 때’(35.8%)를 꼽았다. ‘전일 회식 등으로 몸이 피곤한데도 계속 서서 장거리 출근할 때’(31.2%)와 ‘지하철이나 버스가 너무 붐벼서 이리저리 치일 때’(30.2%) 등도 그런 경우로 꼽았다. 소수지만 ‘붐비는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조차 업무 관련 자료를 보고 있을 때’(2.8%) 그런 느낌을 받는다는 응답자도 있었다.

상당수 직장인은 출퇴근 시간에 인터넷 뉴스를 보거나(31.4%) 쪽잠을 자는 등 휴식을 취하는 것(29.4%)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이나 정보기술(IT) 기기를 활용해 업무 준비(14.6%)를 하는 ‘성실족’도 있었다. 10명 중 한 명 이상은 게임을 하거나 못 본 영화, 밀린 드라마를 시청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독서(7%)를 하거나 중국어 등 외국어 공부(4.6%)를 하는 ‘자기계발형’ 직장인도 있었다.

가장 이상적인 출퇴근 상황을 묻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의 39.6%가 ‘자유로운 출퇴근 시간’을 꼽았다. 직장이 집 근처라 도보로 출퇴근하는 것(29%)을 꼽은 직장인도 많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더라도 집에서 직장까지 한 번에 갈 수 있기만 해도 감사하다’(27.2%)는 소박한 의견도 나왔다. 기타 응답으로 ‘애인이 직장까지 바래다 준다’(2.2%)거나 ‘이상형과 반복적으로 출퇴근길에 만나고 싶다’(2%)는 답변도 있었다.

출퇴근 소요시간은 ‘30분 이상 한 시간 미만’(46.6%)이 전체의 절반에 육박했다. 30분 미만인 ‘단거리족’도 34%나 됐다. 이에 비해 한 시간 이상 두 시간 미만 걸리는 ‘준장거리족’이 17.2%, 두 시간 이상 걸리는 ‘장거리족’도 2.2%로 조사됐다. 출퇴근하면서 가장 난감할 때는 ‘급하게 화장실에 가고 싶을 때’(36.8%)가 가장 많았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