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뷰티 식품 등 실생활과 밀접한 전 분야에서 ‘친환경’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분만법도 예외는 아니다. 인위적인 요소를 배제한 자연친화적 분만법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젠틀 버스(gentle birth)’는 출산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여 산모가 행복하게 출산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수중분만 분야 권위자인 프랑스의 미셸 오당 박사가 전파한 유럽식 분만·육아법이다. 분만 방식은 르바이예 분만법에 기초했다.

르바이예란 분만실 조명을 자궁 안 밝기와 비슷하게 맞춰 신생아의 시각적인 충격을 최소화하는 분만법이다. 아기가 태어나면 곧바로 엄마의 배 위에 올려 엄마의 심장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했다. 분만실에 양수와 비슷한 온도의 물을 채운 욕조를 마련, 아기의 첫 목욕을 돕는 방식이다.

의료진 중심의 미국식 출산과 달리 의료진의 개입을 거의 배제했다. 밝은 조명 아래 분만촉진제를 맞은 뒤 분만의자에 앉아 출산하는 방식을 지양한다. 태어나자마자 바삐 탯줄을 자르지도 않는다.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분만 방식과 시간을 결정하지 않고 산모와 남편이 아기의 관점에서 탄생의 기쁨을 공유한다.

단순한 분만법이 아니라 태교 출산 육아 전반에 걸친 가치관을 설정해 주는 일종의 ‘모성 철학’이다. 국내에서는 낯선 방식이지만 유럽 등에서 널리 행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파스퇴르가 부산의 예교원과 협력해 부산·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예비엄마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예교원의 프로그램은 오리엔테이션, 정규 강좌, 원데이 클래스 등으로 구성됐다. 오리엔테이션은 말 그대로 산모들을 위한 젠틀 버스 입문 과정이다.

정규 강좌는 △뇌발달 태교 △출산법과 나에게 맞는 출산 △생후 1년 육아 노하우 △분만 예행연습 등 4회로 구성했다. ‘원데이 클래스’는 바쁜 직장인, 정규 강좌를 놓친 예비엄마·아빠를 위한 하루 과정의 속성 교육이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