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은 하나의 언어를 사용하는 점이 평화의 씨이며 이를 잘 심고 가꾸어 나가면 된다”며 “한반도는 점차 하나가 될 것이므로 이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산가족 상봉 문제와 관련, “떨어져 사는 이산가족의 아픔을 이해하며, 가톨릭 교회가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박 대통령과 수차 서한 교환을 통해 대통령의 주된 관심사가 평화에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다”며 “평화는 하느님의 선물이며 (대통령께서) 이 선물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 황은 또 한국의 천주교 역사에 대해 “특별한 전교의 역사를 가진 나라”라며 “하느님이 한국을 선택했고, 한국민도 이를 잘 받아들여 믿음을 자기 것으로 한 데 따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주교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한국인 믿음 공동체가 잘 모여 교회를 세우고 선교활동을 열심히 했다”며 “한국이 많은 선교사를 세계로 파송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핵과 전쟁의 공포를 종식시켜 이산가족과 탈북자 문제 해결을 기하는 것은 평화통일로서만 가능하다”며 “한반도 평화 정착과 통일시대가 열릴 수 있도록 교황의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를 희망한다”고 요청했다. 또 “이산가족들이 고령으로 인해 고통과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는 것이 인도적 차원에서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평소에도 한반도의 평화 회복을 위해 기도해주시고, 이번 방한 기간에도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해주시는 교황님의 큰 관심과 노력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교황의 이번 방한이 오랜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고 한반도에 희망의 통일시대를 열어가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