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구호물자를 실은 트럭(사진)을 우크라이나로 출발시키면서 서방과 러시아가 ‘트로이 목마’ 공방을 벌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곡물 설탕 등 2000t의 구호물자를 실은 러시아 트럭 280대가 우크라이나 동부 루간스크주(州)로 출발했다. 1000㎞가 넘는 거리 때문에 도착까지는 앞으로 수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는 줄곧 우크라이나군의 강경 진압으로 인구 100만명의 도네츠크와 40만명의 루간스크가 재난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주장해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공보수석은 “러시아 군대는 구호물자 수송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지원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발표했다.

서방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지원을 반대하고 있다. 구호물자가 친(親)러시아 반군에 들어갈 수 있는 데다 러시아 군사 개입의 빌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올렉 소스킨 키예프 사회변혁연구소장은 “러시아의 구호물자 지원은 반군을 도우려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의지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FT는 “서방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지원을 군사 개입을 위한 트로이 목마 작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