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도 BAND로 소액 송금 시작
국내 최대 인터넷포털회사인 네이버가 그룹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밴드’와 연동해 모바일 송금 서비스를 이달 시작한다.

카카오에 이어 네이버도 소액 송금 서비스에 진출키로 함에 따라 모바일 금융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정보기술(IT)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10일 “자회사인 캠프모바일이 전자지급결제 전문기업인 옐로페이 등과 손잡고 이르면 이달 그룹형 SNS 밴드에 소액 송금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밴드에는 회비를 참석자 수로 나눠 계산할 수 있는 ‘N빵 계산기’ 메뉴가 있다. 예컨대 다섯 명의 친구가 참석한 오프라인 모임에서 30만원을 지출했다면 6만원씩 내야 한다고 알려주는 기능이다. 여기에 ‘회비내기’(가칭) 버튼을 붙여 바로 송금이 가능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캠프모바일은 인터파크 관계사인 전자지급결제 전문기업 옐로페이와 손잡고 연동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기존의 자기 은행계좌를 앱에 등록한 뒤 가상계좌로 송금해 충전하면 버튼 누르기 한 번으로 친구에게 간편하게 돈을 보낼 수 있는 기능을 준비하고 있다”며 “밴드 내에서 서비스로 제공하는 기능이어서 이용자에게 별도 수수료는 받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네이버가 송금 서비스를 준비함에 따라 모바일 금융시장에서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카카오와 맞대결이 불가피해 보인다. 카카오는 15개 시중은행, 9개 카드사와 손잡고 각각 소액 송금과 결제 서비스인 ‘뱅크월렛 카카오’와 간편결제 ‘카카오페이’를 9월부터 서비스할 계획이다. 네이버가 금융서비스 플랫폼으로 모바일 메신저 ‘라인’ 대신 밴드를 택한 것도 카카오와의 경쟁을 의식한 것이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의 93%가 쓰는 카카오톡은 국내 이용자가 3700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네이버의 라인은 1400만명으로 카카오톡의 40% 수준에 그친다. 네이버의 밴드는 국내 3300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어 카카오톡과 대결이 가능하다.

카카오에 이어 네이버도 넘보는 모바일 송금·결제 시장은 세계 IT 기업들이 이미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전쟁터다. 원조 격인 페이팔 이후 최근 페이스북 알리바바 텐센트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