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게임사 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키워드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모바일’과 ‘글로벌’이다. 온라인 게임을 흥행시키는 것이 점차 어려워지면서 게임사의 실적은 모바일 게임의 흥행에 좌우되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 얼마나 많은 매출을 올리느냐도 중요한 요소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카카오톡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부담이 되면서다. 해외 시장에선 매출의 21%에 달하는 수수료를 카카오에 주지 않아도 돼 같은 매출을 올려도 더 많은 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
온라인에 갇힌 NHN엔터 '울고'…모바일 게임 흥행 선데이토즈 '웃고'
○NHN엔터, PC온라인 반 토막

지난해 네이버에서 독립한 NHN엔터테인먼트는 올 2분기 적자를 냈다고 7일 공시했다. 고스톱 포커 바둑 등 웹보드 게임에 대한 규제가 지난 2월부터 시행된 데다 주요 온라인 게임의 이용자 감소세까지 겹친 탓이다. NHN엔터의 2분기 영업손실은 7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29억원의 영업이익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도 1198억원으로 24.4% 줄었다.

PC온라인 게임의 매출이 1년 사이에 1208억원에서 675억원으로 반 토막 난 타격이 컸다. NHN엔터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 매출이 341억원에서 446억원으로 30.8% 늘었지만 PC온라인 매출 하락폭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날 선데이토즈는 2분기에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2분기 매출은 406억원으로 NHN엔터의 3분의 1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은 179억원에 이르렀다.

올초 출시한 모바일 퍼즐게임 ‘애니팡2’가 큰 인기를 얻은 덕분이기도 하지만 출시 2년이 된 ‘애니팡’ 역시 꾸준히 플레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구글플레이 앱장터에서 애니팡2는 매출 7위, 애니팡 사천성은 17위, 애니팡은 29위에 올라있다.

컴투스 해외 비중 68%

지난 6일 발표된 게임빌과 컴투스의 실적은 ‘글로벌’ 때문에 희비가 엇갈린 사례다. 컴투스의 2분기 매출은 43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2%, 영업이익은 173억원으로 754% 급증했다. 반면 게임빌은 2분기 매출이 332억원으로 62.1%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2억원으로 오히려 37.4% 줄었다.

게임빌 관계자는 “‘별이되어라’ 같은 게임은 지금 국내에서 매출 6위에 올라있을 정도로 선전하고 있다”며 “하지만 구글에 매출의 30%, 카카오에 21%, 나머지는 또 개발사가 나눠 가지는 구조라 이익률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게임빌의 해외 매출 비중은 34%에 불과하지만 컴투스는 68%에 이르는 점이 두 회사의 실적 차이를 만들어냈다는 얘기다.

컴투스는 ‘낚시의 신’과 ‘서머너즈 워’ 같은 게임이 동남아시아는 물론 미국에서도 인기를 끌면서 40%에 이르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유영진 컴투스 홍보팀장은 “단일 시장으로만 보면 단연 한국 시장이 크지만 세계 160여개국에서 십시일반으로 끌어모은 매출이 상당함이 이번에 입증된 것”이라고 귀띔했다.

○사업 다각화·자체 개발 늘리기

NHN엔터는 PC온라인 게임 부진을 만회하는 방안으로 ‘사업 다각화’와 ‘글로벌 확장’을 내세웠다. 변동성이 큰 게임사업 외에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와 인프라·솔루션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곽대현 NHN엔터 홍보실장은 “최근 한국에서 해외 직거래가 급증한 것에서 봤듯이 세계적으로 이런 국경을 넘은 전자상거래가 확산되고 있다”며 “NHN엔터는 이 분야에 뛰어들기 위해 미국 중국 일본 한국에 있는 관련 기업들에 투자하거나 지분을 인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임빌은 매출이 늘어난 만큼 이익률을 높이기 위해 하반기에 세계를 동시에 공략하면서 자체 개발작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올 상반기에는 자체 1종, 퍼블리싱 11종이었지만 하반기에는 자체 7종, 퍼블리싱 7종으로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 해외 시장 공략에는 6월 내놓은 게임빌·컴투스 통합 플랫폼 ‘하이브’를 무기로 내세웠다. 게임빌 관계자는 “컴투스의 인기 게임에 게임빌의 신작 게임이 소개되는 식으로 작동하는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 웹보드게임

고스톱 포커 바둑 장기 등의 보드게임을 인터넷에서 즐길 수 있게 한 것. 문화체육관광부는 웹보드게임의 결제 한도를 한 달 30만원, 1회 손실액을 3만원으로 제한하는 규제를 지난 2월24일 시행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