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부산 기장군 기장문화예절학교 강의동 2층. 덩치가 큰 중학생과 이국적 외모의 초·중학생들이 손에 해금과 대금, 가야금과 아쟁, 장구 등 악기를 하나씩 들고 ‘산도깨비’ 연주에 한창이었다. 한국장학재단이 주최한 다문화·탈북 학생 멘토링 부산대 국악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이다. 정혜선 양(부곡여중2)은 “국악 가락이 좋아 캠프에 참가해 장구를 배우고 있는데 스트레스도 풀리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정은수 양(부곡여중3)은 “할머니가 가야금을 연주하는 모습이 좋아 국악을 배우려고 참가했다. 아리랑 등을 대학생 선생님들이 1 대 1로 가르쳐줘 쉽고 재미있게 배우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국악에 관심과 재능이 있는 초등학생 19명과 중학생 7명 등 26명은 지난 2일부터 나흘간 합숙 훈련 중이다. 하루종일 이론과 악기 다루는 법을 공부하고 연습하는 강행군이다. 학생들의 합주지도를 이끌고 있는 오진호 부산대 예술영재교육원 강사는“학생들이 국악을 좋아해 열심히 하고 있다”며 “합숙훈련을 통해 단기간 내에 악기를 다루고 친구, 대학생 선배들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것이 좋은 점”이라고 말했다.

부산대 한국음악학과 재학생 26명도 멘토로 참가해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장은지 씨(24)는 “학생들에게 가야금과 병창을 가르치고 있는데 국악을 배우면서 조금씩 마음을 열고, 아리랑과 사랑가 등을 부르면서 순수하게 즐기는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2010년부터 시작한 다문화·탈북 학생 멘토링 캠프에서 무료로 레슨받은 청소년은 2만2519명에 이른다. 대학생 강사(멘토)도 2만1423명이 참여했다. 대학생들은 다문화·탈북 학생들과 1 대 1 만남을 통해 음악교육뿐 아니라 학습지도, 한국어지도, 진로 고민 상담, 문화체험 활동을 벌이고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