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의 토토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을 만든 일본 애니메이션 명가 ‘스튜디오 지브리’가 제작 부문을 해체한다고 산케이신문이 5일 보도했다.

스즈키 도시오 지브리 대표(프로듀서)는 지난 6월27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작품을 계속 만드는 것이 절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일단 일시 휴업에 들어간다”며 “지난달 19일 일본에서 개봉한 ‘추억의 마니’가 지브리의 마지막 장편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작은 발표하지 않지만 외주사업과 도쿄 지브리박물관, 상표관리부서는 유지된다.

지브리의 이번 발표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73)의 은퇴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하야오 감독은 지난해 9월 애니메이션 ‘바람이 분다’ 이후 은퇴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후 하야오 감독 없는 지브리가 존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하야오 감독은 지브리의 공동 설립자이자 주요 작품의 각본·연출·제작을 맡아온 인물로 하야오 감독의 작품이 곧 지브리의 대표작이었다.

인건비 부담으로 인한 경영난도 해체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지브리는 연간 100억엔(약 1000억원)의 수입을 올려야 회사를 유지할 수 있지만 최근 들어 작품 흥행이 신통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애니메이터를 직접 고용해 2D(2차원)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수작업을 고집하고 있는데 이런 작업 방식으로 한 해 인건비만 20억엔(약 200억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