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원형·윤영남 연세대 교수, 혈관에 미세바늘 붙여서 약물전달 효율 200배 높여
기계공학과 의학이 만나 새로운 약물 전달장치를 만들어냈다. 약물 전달 효율성을 크게 높여 혈관질환 치료 효과를 제고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연세대 기계공학과 류원형 교수와 의과대학 흉부외과학 교실 윤영남 교수 연구팀이 생분해성 고분자를 이용한 약물 전달장치를 개발했다고 3일 발표했다.

미래부의 중견연구자 사업과 보건복지부의 선도형 연구중심병원 사업의 지원을 받은 이 연구 결과는 동맥경화와 같은 혈관질환 치료에 쓰이게 된다. 국제학술지인 ‘저널오브컨트롤드릴리즈’에도 실렸다.

혈관이 좁아져 생기는 심혈관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혈관우회로술과 혈관성형술 스텐트 등의 방법이 동원됐다. 이런 약물 전달 방식은 약물이 원하는 부위에 흡수도 되기 전에 혈류를 타고 흘러가 버리거나, 조밀한 혈관 조직 때문에 내부로 확산이 잘 안 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혈관 중간층에 직접 약물을 전달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나노 단위의 주사침이 달린 생분해성 고분자 물질을 둥글게 말아 혈관을 감싸도록 한 형태의 마이크로니들을 만든 것이다. 문제가 있는 혈관 부위에 이 마이크로니들을 감싸 붙이면 증식억제제 같은 약물이 조금씩 지속적으로 중간층에 흘러들어가 치료가 이뤄진다. 200배 이상의 약물 전달 효율을 가진 이 장치는 수개월 내에 자연스럽게 분해돼 별도의 제거 수술이 필요없다.

류 교수는 “혈관 우회로 수술 부위에 장착할 경우 혈관의 협착이나 폐색을 방지하는 데도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