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상 미래에셋운용 인도법인 대표 "모디노믹스로 뜨거운 인도…향후 3~5년간 상승場 기대"
해외증시에서 가장 뜨거운 곳 중 하나가 인도다. 연초부터 ‘모디노믹스’(모디 인도 총리의 경제정책) 기대감에 인도 센섹스지수는 지난 30일까지 23.2% 뛰었다. 해외 주식형펀드 중 19개 인도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25.1%(30일 기준)로 1위다. 중동아프리카펀드(14.33%)나 북미펀드(7.08%) 대비 2~3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수익률이 높아질수록 펀드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특히 장기간 부진했던 인도증시 때문에 손실만 보다가 원금이 회복되자 환매에 나서는 투자자가 많다. 2008년 전체 설정액이 2조원을 넘었던 인도펀드는 올 들어 558억원 빠져나가면서 설정액이 3239억원으로 줄었다.

유지상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 대표(40·사진)는 “인도증시가 최근 급등하면서 일시적 조정이 불가피하지만 하반기 인도펀드에서 투자 기회를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3~5년간 상승 모멘텀을 기대한다”며 “투자 시점이 부담스럽다면 적립식 투자를 대안으로 삼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인도 현지 분위기는 어떤가.

“인도증시를 이끄는 주체는 외국인들이다. 지난 3년간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신흥국이 바로 인도다. 인도증시의 시가총액은 한국과 비슷하지만 정부 지분이 많다. 유동주식만 따지면 한국의 절반 수준이다. 아직 내국인 주식투자 비중은 5% 미만이지만 올 들어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인프라펀드의 성과가 가장 눈에 띈다.

“인도정부가 자금 부족으로 인프라 프로젝트들을 거의 다 취소했다. 올초까지도 프로젝트 취소 건수가 급증했는데 모디 총리가 당선되자 인프라 투자에 드라이브를 걸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인프라 관련 주식들이 가장 먼저 바닥권에서 급반등했다.”

▷인도증시만의 특징이 있다면.

“러시아나 브라질 증시는 원자재 관련 주식 비중이 높다. 인도증시는 자동차, 은행, 제약, 소비재 등 업종별 우량주 배분이 잘돼 있다. 특히 인도에는 증권거래소가 20개가 넘고 선물옵션 시장도 발달돼 있다. 다만 외국인이 스몰캡(중소형주)에 투자하기엔 정보 투명성이 떨어져 주로 시총 상위 200개 내 우량주들을 펀드에 담는다.”

▷‘모디노믹스’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지금은 실체 없이 기대감만으로 증시가 오르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하락했고 부실자산이 많이 늘어났는데도 은행주들이 100%씩 올라갔을 정도다. 인도 역사상 경제발전에 대한 의지가 가장 강한 인물이 바로 나렌드라 모디 총리다. 모든 경제지표에서 바닥을 다졌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

▷유망업종이나 투자 테마가 있나.

“인도의 소비 성장은 향후 20년간 투자테마를 형성할 것이다. 1인당 국민소득은 1800달러이나 3~5년 뒤면 3000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자동차, 생활용품, 제약 등 소비재 시장 성장이 예상된다. 도로, 발전소, 공단 등 각종 인프라 투자도 늘어나면서 향후 5~10년간 인프라 업종이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인도펀드 투자 전략을 조언한다면.

“전 고점인 2007년 인도 증시는 거품이 많았다. 지금 주가는 당시보다 10~15%가량 높지만 부담스런 수준은 아니다. 그때보다 기업이익은 50% 이상 증가했고, 향후 15% 이상 성장률을 내다보기 때문에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 현재 인도를 ‘20년 전 중국’으로 보면 된다. 하반기 조정기가 있을 때 투자를 노려볼 만하다.”

▷주요 변수는.

“인도 경제는 잃어버린 5년을 회복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 경제정책들이 실패하면서 바닥까지 내려왔다. 모디 정부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는 높은 물가상승률이다. 물가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증시 상승 속도가 달라질 것이다. 인도는 외국인 투자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자금 유출 우려가 있기는 있다. 하지만 지난 1년간 인도 중앙은행은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잘 활용했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요인은 아니라고 본다.”

▷신흥국 증시에 관심 둘만 한 시점인가.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 증시로 꾸준히 흘러들어오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경제 회복과 금리인상 이슈로 글로벌 자금이 미국과 유럽에 집중됐지만 어차피 미국 경기 회복세는 신흥국 증시에 호재다. 신흥국 중에서는 정책 기대감이 큰 인도,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관심을 둘 만하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