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동원(33).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이하 ‘군도’, 윤종빈 감독, (주)영화사월광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제작)에서 강동원은 그야말로 서늘하다. 지금껏 신비주의에 둘러싸여 온 강동원과 어쩌면 같은 선상에 있는 캐릭터일지도 모른다. 대중에게 조금은 낯선 존재, 그래서 배우라는 이름이 더욱 빛나는 존재가 바로 강동원이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오해였고, 고정관념일 뿐이었다. 비현실적 외모를 가졌지만 생각만큼은 무척이나 현실적인 그. 그래서 강동원은 강동원이다.







강동원은 ‘군도’에서 백성의 적 조윤 역을 맡았다. 조윤은 나주 대부호이자 전라관찰사인 조대감의 서자로, 실력과 한을 동시에 가진 서늘하고 무서운 인물. 그러나 조윤이 극악무도하지만은 않다. 홀로 무관 열 명 쯤은 상대할 수 있는 실력을 가졌으나 서자이기에 뼛속까지 한(恨)을 새기고 있다. 가녀리고 아름다우면서도 힘차게 칼을 뽑는 강동원의 모습은 여성 관객들을 유혹한다. 이 모습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 “최대한 대역 쓰지 않으려 액션 연습 많이 해”



서늘하다. 시나리오에도 조윤은 서늘한 인물이었다. 그래서 강동원은 최대한 조윤에게 다가가기 위해 더욱 서늘해졌다. 그 말이 딱 맞을 것 같다. 차갑기 보다는 서늘한. 한이 서려 있기에 조윤은 더욱 궁금한 인물이다. 일각에서는 그런 말도 있었다. 도대체 조윤이 왜 악역인지 모르겠다고. 영화 속에서는 악역이 틀림없다. 관과 결탁해 악랄한 수법으로 백성을 수탈하며 땅 귀신이라는 악명까지 얻게 되니 말이다. 그래서 강동원은 더욱 완벽을 추구했다. 더욱 악랄하게, 그리고 서늘하게 보이기 위해서.



“대역을 최대한 쓰지 않는 것이 목표였죠. 시작하면 끝장을 봐야 되는 성격이에요. 물론, 액션 팀의 검은 믿을만했죠. 그렇지만 내가 하는 게 제일 낫다고 생각했어요. 시간도 주어졌고요. 말을 타는 장면도 마찬가지였어요. 남한테 맡기는 성격이 아니기도 하지만, 누구보다 잘할 자신이 있었거든요. 부담감이나 힘이 들긴 했죠. 4~5개월 했으니까. 끝나고 나면 녹초가 될 정도였지만 스스로 배우고, 몸 쓰는 걸 좋아해서 재미있었어요. 하하.”



이야기를 듣다보니 보통 알고 있던 부드러운 모습과는 많이 달랐다. 상남자의 느낌이라고 해야 될까? 조금은 새로운 기운이 느껴졌다. 그에게서 어떤 아우라가 뿜어져 나왔다. 무조건 자신이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무조건 부딪히고 보는 성격이 꽤 즐거웠다. 아픈 것도 신경 쓰지 않고 그냥 몸을 막 쓰는 스타일. 완벽주의자처럼 보이지만 그건 또 아니란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나아지고 있다지만 아직은 스스로를 괴롭히는 강동원. 그래서일까. 유독 그의 경상도 사투리가 귀에 쏙쏙 들어왔다.



“연기를 할 때는 신경을 정말 많이 써요. 초반에는 이렇게 말을 할 때도 사투리를 쓰지 않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그냥 말할 때와 연기를 할 때가 분리된 상태에요. 생각을 해봤죠. 연기를 할 때마다 다른 캐릭터를 맡는데, 목소리 톤이나 말투도 다 다르잖아요. 굳이 카메라 뒤에서도 표준어를 구사해야 되나 싶더라고요. 태어나면서부터 쓰던 말인데 왜 그래야 되나 싶고. 사실 지금도 나름 표준어를 쓴다고 쓰는 건데 이상한가요? 하하.”







◆ “작품 선택 모두가 말려... 살아남겠다 다짐”



사실 이 작품은 강동원의 소집해제 후 복귀 작으로 결정되면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하정우와의 만남이 시너지를 낸 것도 사실. 그러나 강동원 주변의 반응들은 조금 남달랐다. 악역을 선택한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많은 배우들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냐’ ‘그들의 상대가 되겠냐’ ‘잘할 수 있겠냐’라는 반응이 난무했다. 그 때 강동원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는 자신이 있는데 왜 그러냐고, 그럼 도대체 어떤 영화를 해야 되냐고 말이다. 그래서 생각했다. 멋지게 해내보이겠다고.



“이 안에서 정말 멋지게 살아남을 거라고 다짐했어요. 사실, 살아남는다는 말 자체가 이상하긴 하지만. ‘네가 보이기는 하겠냐’는 말에 그랬던 것 같아요.(웃음) 무술 실력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적혀 있으니 무술을 잘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죠. 무술은 연습을 하면 되는 거잖아요. 악역이냐 선한 역이냐 이런 걸 따지지는 않아요. 좋은 영화 나쁜 영화가 있을지언정, 좋은 역할 나쁜 역할은 없으니까요.”



그렇게 탄생된 조윤은 무척이나 멋있었다. 반응도 남달랐다. 스크린 속 가득 차는 강동원의 모습은 멋있다는 말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비중이 적다고 하지 말라는 분들이 많았는데, 정작 영화를 보고 나서는 왜 이렇게 멋있냐고 하더라. 모르겠다. 그냥 난 열심히 할 뿐이다” 강동원의 그 말이 어쩌면 정답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늘 내 이름 앞에는 재발견이라는 말이 붙는다. 늘 그렇다”는 강동원. 대중은 자신에게 기대치가 없다고 말하면서도 그걸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그저 자신의 길을 갈 뿐이다.



“기대감이 없으니까 좋아요. 매 작품 개봉을 할 때마다. 기대치가 낮았나 봐요. ‘기대보다 잘해냈다’ ‘우려했던 것 보다 수월하게 해냈다’는 평가를 들은 적이 많거든요. 영화 촬영 중간에 어떤 분이 와서는 ‘강동원의 재발견인데?’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매 작품마다 그러니 한 번 검색해봐라’고 했죠. 정말 한 페이지에 ‘재발견’이라는 단어가 가득했어요. 어떤 분들은 그런 말도 해요. 외모로 이슈가 되다 보니 연기력이 저평가되는 것 아니냐고. 상관없어요. 저만 잘하면 되는 거니까요.”



30대에 접어든 강동원은 거침이 없었다. 언제나 진중하게 작품을 대한다는 그의 말이 당연함에도 훈훈했다. 30대의 첫 작품 ‘군도’. 앞으로 그가 나아갈 길이 더욱 기대된다. 자, 이제 다시 시작이다.(사진=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한국경제TV 최민지 기자

min@b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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