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후보 이창래 '만조의 바다 위에서' 출간
이창래 미국 프린스턴대 문예창작과 교수(49·사진)는 다섯 권의 장편소설을 낸 작가다. 세 살 때 미국으로 이민해 월가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했던 그는 1995년 첫 장편 《영원한 이방인(Native Speaker)》을 내고 펜·헤밍웨이 문학상을 비롯 여섯 개의 미국 문학상을 받으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국내에선 아직 낯선 작가지만 2011년부터 노벨문학상 수상자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점은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가 최근 출간한 장편《만조의 바다 위에서》(RHK 펴냄)는 이방인의 정체성과 갈등을 그려온 이전의 작품 분위기와 궤를 달리한다.

신작의 배경은 그간 써 왔던 현대가 아니라 미래의 미국 사회다. 주인공 판은 열일곱 살 중국계 소녀로, 물고기를 키우는 잠수부다. 그가 살고 있는 미국은 차터, B-모어·D-트로이 같은 중간 도시, 자치주로 구분돼 있고 계층 간 이동은 꿈도 꿀 수 없다.

어느 날 남자 친구가 치명적인 질병에 걸리지 않는 몸을 타고 났다는 이유로 잡혀가자 판은 그를 찾기 위해 보금자리였던 B-모어를 떠난다. 그의 여행으로 B-모어 사람들은 변화하고 당연히 여기며 살던 세상에 의구심을 갖게 된다. 미래 사회를 그렸지만 공상과학(SF)적 요소는 많지 않다. 어쩌면 우리가 자연스럽게 접할 미래의 현실을 그렸단 평가를 받는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