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SNS 데이터에 숨겨진 진주 찾기, 소셜 분석이 열쇠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 시인의 ‘꽃’의 일부다. 향기롭고 아름다운 꽃도 자신과 관계를 맺지 않거나 참된 의미가 부여되지 않는다면 평범한 사물의 일부일 뿐이다.

데이터도 마찬가지다. 누군가에게 데이터는 수많은 정보 중 하나겠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많은 가치를 주는 향기로운 꽃으로 바뀔 수 있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안의 데이터가 기업의 새로운 가치 창출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마케팅 전문 조사기관인 이마케터(eMarketer)에 따르면 SNS 사용자는 17억3000만명에 달하며 2017년에는 25억50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SNS에서 생성된 데이터는 이른바 ‘휴먼 데이터(human data)’로 불리며 많은 사람들의 행태, 감성, 관점 등에 대해 풍부한 지식을 제공해 준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에서 사용자들이 올리는 수많은 글은 기업 입장에서는 소비자의 생각과 트렌드, 선호도 등에 대한 중요한 정보가 된다. 이런 정보는 기업의 수익, 고객만족 개선, 고객 충성도 향상 등에 필요한 정보를 주는 ‘진흙 속의 진주’와 같다. 누가 먼저 이를 발견하고 캐내느냐가 관건이다.

이런 데이터를 ‘의미를 지닌 꽃’으로 승화하려면 소셜 분석 기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IBM과 같은 기업은 소셜 미디어 분석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서 사람들이 특정 기업의 상품이나 브랜드에 대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를 파악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분석 결과는 꽤 정밀하다. 세분화된 사용자 분석으로 신규 고객 발굴이나 1 대 1 맞춤 서비스를 제공해 만족도를 높일 수도 있다. 반대로 불량품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나 서비스에 대한 개선점 등을 미리 파악해 불매 운동과 같은 위험 요인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이탈리아의 위성TV 서비스 제공업체인 스카이이탈리아는 퓨전 요리 프로그램을 골든 타임에 편성하고 주방용품 등을 상품으로 걸고 퀴즈 이벤트를 열어 ‘대박’이 났다. 소셜 미디어상의 시청자 대화를 분석해 이를 바로 캠페인으로 연결해 수익을 낸 것이다.

인사 담당 임원들은 소셜 분석을 기반으로 조직 내 전문성이 부족한 부문을 감지할 수 있다. 또 이를 통해 해당 전문 인력 충원에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소셜 분석은 기업의 새로운 가치 창출의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기업들의 관련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효과적인 소셜 분석은 단순히 페이스북상의 ‘좋아요’나 트위터상의 ‘리트윗’ 횟수를 파악하는 문제가 아니다. 기업은 소셜 분석에서 어떠한 요소를 측정할 것인지, 수집된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하고 이를 통해 얻은 정보를 소비자 행동 예측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따져야 한다.

탐송 < 한국IBM 소프트웨어그룹 부사장 tsong@kr.ib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