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회계법인들이 벌써부터 ‘인재영입 전쟁’에 돌입했다. 사진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 지난해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채용설명회 모습.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제공
대형 회계법인들이 벌써부터 ‘인재영입 전쟁’에 돌입했다. 사진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 지난해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채용설명회 모습.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제공
‘인재 중의 인재 뽑기 전쟁.’

다음달 29일 제49회 공인회계사 2차 시험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국내 대형 회계법인들이 ‘한여름 우수인재 잡기’에 나섰다. 삼일, 안진, 삼정, 한영 등 대형 회계법인은 최근 신입 회계사 모집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채용설명회에 나선다는 전략을 세웠다.

채용공고와 캠퍼스 리크루팅이 회계법인 인재채용 1차 전쟁이라면 오는 9월15일 예비소집일은 2차전쟁이 될 전망이다. 예비소집일은 최종합격자들이 회계법인을 방문해 입사 계약서에 서명하는 날이다. 대형 회계법인 두세 곳에 합격하는 사례도 많아 우수인재 포섭전은 공인회계사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회계법인 빅4의 지난해 신입 공인회계사 채용 규모는 634명에 달해 최종합격자(904명)의 70.1%를 차지했다. 올해도 빅4의 채용 규모는 670여명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 최대 삼일회계법인은 지난달 23일 신입 공인회계사 모집 공고를 내고 우수인재 영입을 위한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70명의 신입 공인회계사를 뽑은 삼일은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규모로 채용할 방침이다. 삼일은 풀타임 근무자 이외에 군복무 등으로 휴직해야 하는 합격자를 위해 파트타임 근무자도 뽑는다. 지원기간은 8월31일까지며 서류전형 합격자에 한해 9월 초 인성·직무면접이 예정돼 있다.

삼일 인사팀 관계자는 “진행되고 있는 채용 지원서를 수정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부득이한 경우 수정 내용을 인사팀으로 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150명의 신입 공인회계사를 뽑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은 다음달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대규모 채용설명회를 연다. 콘래드호텔을 빌려 치르는 이날 행사는 안진의 채용 절차와 입사 후 커리어 개발, 입사 선배와의 대화 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 여의도 채용설명회 참석자 450명을 선착순으로 접수 중이다.

안진은 다음달 4일 채용공고를 내고 7~8개 대학에서 캠퍼스 리크루팅을 실시한다. 여의도 사무실을 지원자들에게 개방하는 ‘오피스 투어’도 열 계획이다.

안진의 채용 모토는 ‘실력과 사람(We see people)’이다. 안진 인사팀 관계자는 “누가 면접에 임하든지 비슷한 수준의 합격자를 뽑을 수 있도록 별도의 면접관 교육을 시행해 인성·잠재역량 평가를 거쳐 인재를 선발한다”고 설명했다.

삼정 회계법인은 올해 200여명의 신입 공인회계사를 뽑는다. 삼정은 공인회계사 2차 시험이 끝난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각 대학을 순회하면서 채용설명회를 열었다.

삼정은 2차 합격자 발표 전 사전면접을 통해 우수 인재를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7월 중순부터 기존 합격자와 2차 응시자를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 중이다. 삼정은 “영어능력과 글로벌 경험을 가진 인재를 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0명의 신입 공인회계사를 뽑았던 한영 회계법인은 작년보다 25% 늘어난 15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1차 시험 합격자 발표 직후인 지난 5월부터 대학순회 채용설명회를 열었다. 대학 선배들이 직접 캠퍼스를 찾아 상담과 면접을 진행했다. 이달 말부터 다음달까지 채용면접을 통해 9월 초 최종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영이 찾는 인재는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통섭형 인재’다.

이들 회계법인의 신입 공인회계사 초봉은 3700~4000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