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인 보고펀드가 LG실트론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금융권에서 돈을 빌렸다가 원리금을 갚지 못해 사실상 부도(채무 불이행)를 냈다.

보고펀드가 LG실트론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만든 특수목적회사(SPC)는 25일 금융권에서 빌린 2250억원의 만기가 돌아왔지만 이를 갚지 못해 사실상 부도를 냈다. 보고펀드의 LG실트론 지분율은 29.4%다. 국내 PEF가 기업 지분 인수를 위해 빌린 돈(인수금융)을 갚지 못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두 차례 만기를 연장했지만 47억원의 이자조차 내지 못하고 있어 더 이상 연장해줄 명분이 없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담보로 잡은 LG실트론 지분을 매각해 대출금을 회수할 방침이다.

한편 보고펀드는 이날 LG실트론 최대주주인 LG와 구본무 LG그룹 회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LG실트론의 상장 절차를 부당하게 중단시켜 펀드에 손실을 입혔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LG그룹은 보고펀드의 주장이 사실무근이라며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박신영/좌동욱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