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경 사표…황교안 법무에도 '불똥' 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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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앞서 놓치고…제보도 묵살…검·경 여럿 잡고 떠난 유병언
끝까지 밥그릇 싸움한 검·경
檢, 별장 수색 증거 안넘기고…警, 사체 유류품 보고도 안해
'손가락 절단' 부검醫 기록 놓쳐
수뇌부 책임론 확산
최재경 "칼 무뎌져 떠날 때"…정치권도 '문책' 목소리 커져
끝까지 밥그릇 싸움한 검·경
檢, 별장 수색 증거 안넘기고…警, 사체 유류품 보고도 안해
'손가락 절단' 부검醫 기록 놓쳐
수뇌부 책임론 확산
최재경 "칼 무뎌져 떠날 때"…정치권도 '문책' 목소리 커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의 시신 발견 이후 그동안 검·경이 수사 공조를 제대로 하지 않은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최재경 인천지방검찰청장은 미흡한 수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표를 제출했다.
정치권에서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 등 검경 수뇌부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유병언 불똥’이 어디까지 튈지 주목된다.
○검·경 끝까지 불통
검·경 수뇌부 책임론이 불거지는 것은 유 전 회장의 검거 작전 실패 및 뒤늦은 시신 발견이 수사기관 간 불협화음 탓이라는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어서다. 검찰은 23일 오후 갑자기 브리핑을 열어 지난 5월 수색했던 전남 순천 송치재 별장 내부에 유 전 회장이 숨어 있던 비밀 방이 존재하고, 10억원가량이 든 돈가방 2개를 확보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발표했다.
그동안 검찰은 이 같은 결정적인 증거를 경찰에 전혀 통보하지 않았다. 그러다 이날 순천경찰서에 꾸려진 경찰 수사본부가 사실관계 파악이 필요하다며 송치재 별장 압수수색 영장을 검찰에 신청하자 갑작스레 관련 내용을 언론에 공개했다.
경찰 역시 지난달 12일 유 전 회장의 시신을 발견했음에도 유류품 등에 대한 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아 검찰 측에서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
일각에선 별장에 비밀공간이 있을 거라는 제보를 두 차례나 묵살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사체 발견 직후 시신을 부검한 민간 의사는 유 전 회장의 신체 특징 중 하나인 ‘절단된 손가락’의 모습을 기록해 놓았지만 경찰이나 검찰은 이를 통해 시신이 유 전 회장일 것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
○옷 벗은 최재경 지검장…불똥 어디까지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 수사를 총괄해온 최 지검장은 수사에 책임을 지겠다며 이날 대검에 사표를 제출했다. 그는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올린 ‘검찰을 떠나면서’라는 글에서 “(유씨) 수사 과정에서 잘못된 일이 있다면 오로지 지휘관인 제 책임”이라며 “특수검사로 거악과 싸운다는 자부심 하나 갖고 검찰의 전장을 돌고 돌다 보니 어느덧 젊은 검사의 꿈과 열정은 스러지고 상처뿐인 몸에 칼날마저 무뎌진 지금이 바로 떠날 때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특별수사팀장인 김회종 인천지검 2차장, 정순신 특수부장, 주영환 외사부장도 사표를 제출했으나 최 지검장이 “남은 유병언 관련 수사에 만전을 기해 달라”며 사표를 반려했다.
앞서 검찰과 경찰은 부실수사에 대한 자체 문책에 들어갔다. 대검 감찰본부는 김진태 총장의 지시에 따라 순천지청의 업무 처리에 문제가 없는지 감찰에 들어갔으며, 경찰청은 정순도 전남지방경찰청장과 우형호 순천경찰서장, 담당 형사과장을 직위해제하고 추가 감찰에 나섰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총체적인 부실 수사에 대해 수뇌부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긴급 현안보고와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각각 황 장관과 이성한 경찰청장의 거취에 대한 지적이 쏟아졌다. 황 장관은 “책임을 피할 생각은 전혀 없다”면서도 “다만 지금은 여러 의혹을 확인해 진상을 밝히는 것이 급선무”라고 답변했다.
정소람/김태호 기자 ram@hankyung.com
정치권에서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 등 검경 수뇌부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유병언 불똥’이 어디까지 튈지 주목된다.
○검·경 끝까지 불통
검·경 수뇌부 책임론이 불거지는 것은 유 전 회장의 검거 작전 실패 및 뒤늦은 시신 발견이 수사기관 간 불협화음 탓이라는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어서다. 검찰은 23일 오후 갑자기 브리핑을 열어 지난 5월 수색했던 전남 순천 송치재 별장 내부에 유 전 회장이 숨어 있던 비밀 방이 존재하고, 10억원가량이 든 돈가방 2개를 확보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발표했다.
그동안 검찰은 이 같은 결정적인 증거를 경찰에 전혀 통보하지 않았다. 그러다 이날 순천경찰서에 꾸려진 경찰 수사본부가 사실관계 파악이 필요하다며 송치재 별장 압수수색 영장을 검찰에 신청하자 갑작스레 관련 내용을 언론에 공개했다.
경찰 역시 지난달 12일 유 전 회장의 시신을 발견했음에도 유류품 등에 대한 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아 검찰 측에서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
일각에선 별장에 비밀공간이 있을 거라는 제보를 두 차례나 묵살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사체 발견 직후 시신을 부검한 민간 의사는 유 전 회장의 신체 특징 중 하나인 ‘절단된 손가락’의 모습을 기록해 놓았지만 경찰이나 검찰은 이를 통해 시신이 유 전 회장일 것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
○옷 벗은 최재경 지검장…불똥 어디까지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 수사를 총괄해온 최 지검장은 수사에 책임을 지겠다며 이날 대검에 사표를 제출했다. 그는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올린 ‘검찰을 떠나면서’라는 글에서 “(유씨) 수사 과정에서 잘못된 일이 있다면 오로지 지휘관인 제 책임”이라며 “특수검사로 거악과 싸운다는 자부심 하나 갖고 검찰의 전장을 돌고 돌다 보니 어느덧 젊은 검사의 꿈과 열정은 스러지고 상처뿐인 몸에 칼날마저 무뎌진 지금이 바로 떠날 때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특별수사팀장인 김회종 인천지검 2차장, 정순신 특수부장, 주영환 외사부장도 사표를 제출했으나 최 지검장이 “남은 유병언 관련 수사에 만전을 기해 달라”며 사표를 반려했다.
앞서 검찰과 경찰은 부실수사에 대한 자체 문책에 들어갔다. 대검 감찰본부는 김진태 총장의 지시에 따라 순천지청의 업무 처리에 문제가 없는지 감찰에 들어갔으며, 경찰청은 정순도 전남지방경찰청장과 우형호 순천경찰서장, 담당 형사과장을 직위해제하고 추가 감찰에 나섰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총체적인 부실 수사에 대해 수뇌부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긴급 현안보고와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각각 황 장관과 이성한 경찰청장의 거취에 대한 지적이 쏟아졌다. 황 장관은 “책임을 피할 생각은 전혀 없다”면서도 “다만 지금은 여러 의혹을 확인해 진상을 밝히는 것이 급선무”라고 답변했다.
정소람/김태호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