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허리 통증으로 고생한 서모씨(54)는 척추관협착증 진단을 받고 3년간 약물치료와 운동치료를 꾸준히 받아왔다. 하지만 쉽게 가라앉지 않는 통증으로 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그래도 수술을 고려하는 것은 여러모로 부담스러웠다. 피부 절개, 수술에 따른 통증, 긴 회복기간 등도 물론 문제였지만 가장 큰 걱정거리는 평소 앓고 있던 고혈압이었다. 보통 고혈압 환자들은 수술을 받을 경우 합병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병원 진단 결과, 다행히 서씨의 상태는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다. 전문의의 조언에 따라 서씨는 30분만에 경막외 내시경레이저시술을 받고 2시간 동안 휴식을 취한 뒤 퇴원할 수 있었다.

김태엽 세바른병원 강서점 원장은 “척추관협착증, 허리디스크 등으로 인해 하반신 마비 같은 심각한 증상을 겪는다면 수술을 해야 하지만 이는 전체 환자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나머지는 수술이 아닌 시술로도 충분히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수술 치료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비수술 치료의 가장 큰 장점은 간단한 시술 방법과 짧은 시술 시간이다. 보통 가느다란 관이나 주사바늘을 이용하여 시술하기 때문에 피부를 절개하지 않아도 되며, 마취 역시 시술 부위에 한해 국소적으로 적용한다. 이 때문에 시술에 소요되는 시간 역시 30분 내외로 매우 짧다.

이러한 장점이 있다 보니 비수술 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진단과 시술, 회복, 퇴원을 하루 만에 해결하는 경우도 많다. 이들 중에는 수술에 대한 부담으로 치료를 미뤄온 사람들도 많다. 비수술 치료가 환자들의 병원 방문과 치료 시기를 앞당기는 역할도 하는 것이다.

척추관협착증, 허리디스크 등의 척추질환 치료에 큰 효과를 보이는 시술로는 경막외 내시경레이저시술을 들 수 있다. 지름 2mm, 길이 40~50cm의 특수 카테터를 꼬리뼈 부분으로 삽입하는데, 이 카테터에는 내시경이 장착되어 있어 척추 주변을 들여다 보며 통증을 유발하는 부분을 세밀히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MRI 검사로도 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요통 환자나, 기존에 허리디스크로 수술을 받았지만 통증이 사라지지 않은 환자들에게 권할 수 있다. 또한 레이저를 쬐어주고 약물을 주입하여 염증이나 부종, 유착 등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고주파 수핵감압술은 디스크 안에서 통증을 유발하는 손상된 신경을 고주파 열로 파괴해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시술이다. 이는 디스크 내부가 손상되면서 염증이 생겨 통증을 유발하는 디스크내장증에도 효과를 보이고 있다.

고주파 수핵감압술 역시 절개가 필요 없어 흉터가 남지 않는다. 또한 국소마취 하에 열 치료를 이용하여 약 15분만에 치료를 마칠 수 있어 이후 일상으로 빠르게 복귀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