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동안 무려 1700여일을 병원에 허위 입원하며 수억원의 보험금을 가로채온 부부 보험사기단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수십개의 보험상품에 가입한 뒤 입원이 필요없는 경미한 질환과 부상을 과장해 병원에 입원하는 수법으로 7억여원의 보험금을 타낸 혐의로 김모씨(63)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2일 발표했다.

부부인 이들은 2007년 6월 길을 걷다 넘어져 뇌진탕 증세에 시달린다며 병원에 입원해 1200여만원의 보험금을 받는 등 2007년 6월부터 2014년 1월까지 모두 70차례에 걸쳐 1749일 간을 병원에 허위 입원해 7억5000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타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보험 사기를 위해 일정한 소득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2003년 5월부터 2013년 3월까지 13개 보험사의 57개 보험상품에 가입했다. 이들 부부가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한 횟수만 590차례에 달한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부부는 같은 병원에 함께 입원해 생활하기도 했으며 집 수리 등을 핑계로 잦은 무단외출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수년간 계속돼온 이들의 사기 행각은 보험금 과다 청구를 수상히 여긴 보험회사의 제보로 덜미가 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 부부가 입원했던 26곳의 병원 중 일부는 이들과 짜고 보험 사기를 눈감아줬을 가능성이 있다”며 “병원 관계자들과의 공모 여부를 밝히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