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를 강요해 100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챙기고 고리대금업과 불법 도박사이트까지 운영한 기업형 조직폭력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여종업원을 감금 협박해 성매매를 강요한 혐의로 성남 ‘신(新)종합시장파’ 행동대장 이모씨(44) 등 2명을 구속했다고 16일 발표했다. 경찰은 또 이씨의 부인인 자금관리책 김모씨(44)와 행동대원 김모씨(35) 등 1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일당은 2009년 3월부터 지난 6월까지 서울 천호동 ‘텍사스촌’에서 10~20명의 여성을 고용, 성매매 업소 세 곳을 운영하며 100억여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성남 일대의 유흥업소에서 “쉽게 돈을 벌 수 있고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다”며 여성들을 텍사스촌으로 끌어들였다. 이씨의 꾐에 넘어간 여성들은 1년 단위로 선불금 1000만~3000만원을 받고 계약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하루에 남성 ‘손님’ 5명을 채우지 못하거나 몸이 아파 일을 쉬면 계약기간은 자동 연장됐다. 계약기간을 못 채우면 선불금의 세 배 이상을 갚아야 한다는 등 부당 계약도 강요받았다. 이씨 등은 또 성매매 여성이 몸이 아프다고 하면 ‘주사이모’라 불리는 무면허 의료업자 전모씨(57·여·구속)에게 영양제와 항생제 주사를 맞게 한 뒤 일을 계속하도록 했다.

이들은 유흥업소 종사자 44명을 상대로 연 221%의 이율로 3억5000만원을 빌려주는 등 고리대금업까지 손을 뻗쳤고 필리핀에 서버를 둔 불법 도박사이트도 운영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