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우엔펠트EPA연합뉴스
프라우엔펠트EPA연합뉴스
한 스위스 소녀가 텐트 속에서 밖을 내다보고 있다. 지난주 스위스에서 열린 제20회 프라우엔펠트 음악 축제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다. 진흙이 잔뜩 묻은 장화를 보니 텐트 치느라 고생 꽤나 했을 것 같다.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불편한 밤을 보낸 젊은 여성의 얼굴은 즐거움으로 가득 차 있다.

혹시 이 사진을 보고 ‘한창 공부할 나이에 저게 무슨 꼴인가!’라는 생각이 든다면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스스로 진단하면 된다. 생각만 해도 가슴 두근거리는 무언가를 하나 갖고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비 내리는 들판에서 밤을 꼬박 새우는 이 열정은 동기 부여만 된다면 다른 곳에서도 활짝 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오히려 뜨거운 마음 없는 모범생들이 만들어 가는 세상일지 모른다.

신경훈 편집위원 nicer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