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은 난색 표명
동부제철 채권단 관계자는 14일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기 전까지 3개월여간 3500억원을 미리 지원해 달라는 동부제철의 요청이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갖고 있는 돈으로는 물품대금 등을 제때에 지급하기 어려우니 추후 경영정상화 방안에 포함될 신규 자금 지원액을 먼저 쓰도록 해달라는 게 동부제철의 요청이다.
이에 대해 채권단은 자금 규모가 너무 크다며 일단 난색을 표하고 있다. 3500억원은 경영정상화 방안을 확정하기 전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상거래 채권의 합계금액이다. 실제 부족자금은 이보다 적을 수 있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금액이 너무 많다는 이유에서다.
한 관계자는 “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갈 때 불가피하게 지원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지만 회사 사정이 어떻길래 이렇게 많은 자금이 필요한지 깜짝 놀랐다”며 “현재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청”이라고 말했다. 동부제철이 요구하는 자금은 지난 2년간 당기순손실(1906억원)의 두 배에 가까운 규모다.
채권단은 일단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동부제철에서 자료를 받아 산출한 실제 필요자금을 기반으로 지원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산은은 이르면 이번주에 자금지원과 관련해 채권단의 의견을 묻기로 했다. 하지만 동부제철이 요청한 자금을 모두 지원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동부제철이 요구하는 자금을 모두 해결해 주는 건 채권은행이 반대할 수 있다”며 “채권단과 동부제철 모두 감당할 수 있는 적정한 지원 규모를 먼저 따져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