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알파폰' 7월 긴급 출시…3분기 실적회복 승부수
삼성전자가 이르면 이달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 알파’(가칭)를 내놓는다. 올 2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삼성전자가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고 3분기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례적으로 신제품을 긴급 투입하는 것이다.

11일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7~8월께 신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도 “이미 SK텔레콤 KT 등 통신사와 망 연동 시험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했다.

삼성 내부에선 ‘알파폰’으로 알려진 이 제품의 이름은 ‘갤럭시 알파’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디자인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갤럭시 시리즈 가운데 처음으로 후면에 금속(메탈) 재질을 썼다. 두께도 7㎜ 미만으로 최근 내놓은 갤럭시S5 광대역 LTE-A(8.1㎜)보다 1㎜ 이상 얇다.

이 밖에 4.7인치 풀HD 아몰레드(1920×1080)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알파를 내놓는 것은 3분기 실적을 메우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연간 두 개의 고급형 전략 스마트폰을 내놓았다. 상반기엔 ‘갤럭시S’ 시리즈를, 하반기엔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선보였다. 그러나 2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하자 이례적으로 새로운 제품 라인업을 추가한 것이다. 노트 시리즈인 ‘갤럭시노트4’는 9월에야 나올 예정이어서 3분기 실적엔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애플 아이폰6 기세 꺾어라"…갤럭시 노트4 앞서 '알파' 투입

삼성전자는 당초 지난달 국내에서만 내놓은 갤럭시S5 광대역 LTE-A를 통신칩만 바꿔 해외에서 선보임으로써 3분기 실적을 견인할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 그러나 갤럭시S5와는 디자인이 전혀 다른 새로운 제품을 투입하기로 했다. ‘애플 아이폰6’에 대항하기 위해서다. 갤럭시S5와 9월 공개할 예정인 갤럭시노트4만으론 애플의 신형 아이폰6에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이란 분석이다.

애플이 3분기에 내놓을 예정인 아이폰6는 화면이 커질 것으로 알려졌다. 전망은 4.7~5.5인치대로 다양하다. 모두 아이폰5S(4인치)보다 크다. 애플은 그간 스티브 잡스 창업자가 고집한 화면 크기를 따랐다. 잡스는 스마트폰이 3~4인치대로 작아 한 손에 쥐고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5~6인치 대화면 스마트폰인 패블릿(스마트폰+태블릿) 등을 내세워 애플을 제치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에 오르자 애플도 더 이상 ‘잡스 철학’을 고수할 수 없게 됐다.

애플이 대화면 스마트폰을 내놓으면 삼성전자가 독주하던 고급형 대화면 스마트폰 시장을 잠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선 샤오미 등 중국업체들이 매섭게 추격하고 있다. 고급형부터 보급형까지 다양한 가격대와 화면 크기의 제품을 선보이며 ‘갤럭시 신화’를 일궈온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알파 등을 내세워 3분기 실적을 끌어올리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계속 지켜나갈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