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기'(氣基技記) 잃은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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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력 없는 코스피 지수
반등 못하는 기초산업株
재주 못 부리는 기술株
바닥서 벌벌 기는 기록들
반등 못하는 기초산업株
재주 못 부리는 기술株
바닥서 벌벌 기는 기록들
증시에서 좀체 ‘기’를 찾아볼 수 없다. 코스피지수는 박스권을 깰 뚜렷한 동력을 찾지 못하고 기(氣)를 잃은 모습이다. 한국 증시의 뼈대를 이루는 기초산업(基)인 철강·화학주는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나름 선방하던 정보기술(IT)주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주 등 기술주(技)들도 삼성전자 실적 쇼크를 전후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증시 거래대금은 계속 감소 추세이고, 1년 신저가 종목이 늘어나는 등 거래·주가 관련 기록(記)도 덩달아 부진하다. 네 가지 ‘기’를 상실한 증시에 투자자들도 맥이 빠지고 있다.
◆‘기(氣)’ 약해진 코스피지수
11일 코스피지수는 0.70%(14.10포인트) 하락한 1988.74에 거래를 마쳤다. 6월30일 이후 2000선 부근을 유지하던 지수가 다시 1980대까지 밀렸다. 포르투갈 최대 은행인 방쿠이스피리투산투(BES)의 지주회사가 13억유로(약 1조8000억원) 규모 회계부정을 저질렀다는 소식에 미국·유럽 증시가 하락한 영향을 받았다. 글로벌 경기에 지속적 영향을 미칠 사건이 아니라는 중론에도 불구하고 기관이 2378억원어치를 순매도해 하락이 불가피했다.
작은 대외 악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코스피지수는 올 2월 이후 1920~2010 사이 100포인트 미만 박스권을 지루하게 오가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주식전략팀 이사는 “한국 증시에 자생적 동력이 없고, 소위 기가 약하다 보니 조그만 해외 악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반(基)’ 흔들리는 기초산업주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년 최저가를 기록한 18개 종목 중 현대중공업(-1.85%), 삼성중공업(-3.45%), 대우조선해양(-4.58%), 한진중공업(-2.99%), 한진해운(-1.92%) 등 조선·해운 관련주가 5개나 포함했다. 업황 부진 우려가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철강·화학 등 산업의 기초가 되는 소재산업주도 부진이 이어졌다. 글로벌 인프라투자 동력이 약해지고 실적조정의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이달에만 3.13% 하락했고, 현대제철은 5.38% 빠졌다. 화학주 부진은 더 심하다. 이달 LG화학은 4.05%, 롯데케미칼은 10.3% 하락했다.
◆‘재주(技)’ 못 부리는 기술주
증시의 한 축을 이룬 IT주 역시 시계가 불투명하다. 이날 증시는 IT주 부진의 종합판 격이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 부진의 민낯을 드러낸 이후 이날 1.68% 떨어진 128만4000원을 기록, 130만원 선이 무너졌다. 파트론(-3.51%), 멜파스(-4.60%), 플렉스컴(-2.42%) 등 휴대폰 부품주도 가위눌린 모습이다.
한때 박스권 증시를 뚫을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됐던 네이버(-1.73%), 다음(-1.75%) 등도 기세가 꺾였다. 기가레인(-3.21%), MDS테크(-2.39%), 효성ITX(-1.10%) 같은 사물인터넷 관련주도 주가가 변곡점을 맞은 분위기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IT기업들은 실적 우려 영향권에 들었다”며 “개별 종목별로 다른 주가 흐름을 보일 전망이지만 실적이 나쁘게 나온 기업은 기술적 반등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기록(記)’ 침체는 계속
힘을 받지 못하는 증시의 현황은 각종 증시 관련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유가증권시장의 일별 거래대금은 최근 들어서만 6월30일(2조9898억원)과 7월1일(3조49억원), 7월4일(3조917억원), 7월7일(3조604억원)에 3조원이 위협받았다. 작년 9월까지만 해도 일별 거래대금이 5조~6조원이 넘는 날이 적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거래대금 감소세가 “바닥을 쳤다”고 자신할 수 없는 모습이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기(氣)’ 약해진 코스피지수
11일 코스피지수는 0.70%(14.10포인트) 하락한 1988.74에 거래를 마쳤다. 6월30일 이후 2000선 부근을 유지하던 지수가 다시 1980대까지 밀렸다. 포르투갈 최대 은행인 방쿠이스피리투산투(BES)의 지주회사가 13억유로(약 1조8000억원) 규모 회계부정을 저질렀다는 소식에 미국·유럽 증시가 하락한 영향을 받았다. 글로벌 경기에 지속적 영향을 미칠 사건이 아니라는 중론에도 불구하고 기관이 2378억원어치를 순매도해 하락이 불가피했다.
작은 대외 악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코스피지수는 올 2월 이후 1920~2010 사이 100포인트 미만 박스권을 지루하게 오가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주식전략팀 이사는 “한국 증시에 자생적 동력이 없고, 소위 기가 약하다 보니 조그만 해외 악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반(基)’ 흔들리는 기초산업주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년 최저가를 기록한 18개 종목 중 현대중공업(-1.85%), 삼성중공업(-3.45%), 대우조선해양(-4.58%), 한진중공업(-2.99%), 한진해운(-1.92%) 등 조선·해운 관련주가 5개나 포함했다. 업황 부진 우려가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철강·화학 등 산업의 기초가 되는 소재산업주도 부진이 이어졌다. 글로벌 인프라투자 동력이 약해지고 실적조정의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이달에만 3.13% 하락했고, 현대제철은 5.38% 빠졌다. 화학주 부진은 더 심하다. 이달 LG화학은 4.05%, 롯데케미칼은 10.3% 하락했다.
◆‘재주(技)’ 못 부리는 기술주
증시의 한 축을 이룬 IT주 역시 시계가 불투명하다. 이날 증시는 IT주 부진의 종합판 격이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 부진의 민낯을 드러낸 이후 이날 1.68% 떨어진 128만4000원을 기록, 130만원 선이 무너졌다. 파트론(-3.51%), 멜파스(-4.60%), 플렉스컴(-2.42%) 등 휴대폰 부품주도 가위눌린 모습이다.
한때 박스권 증시를 뚫을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됐던 네이버(-1.73%), 다음(-1.75%) 등도 기세가 꺾였다. 기가레인(-3.21%), MDS테크(-2.39%), 효성ITX(-1.10%) 같은 사물인터넷 관련주도 주가가 변곡점을 맞은 분위기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IT기업들은 실적 우려 영향권에 들었다”며 “개별 종목별로 다른 주가 흐름을 보일 전망이지만 실적이 나쁘게 나온 기업은 기술적 반등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기록(記)’ 침체는 계속
힘을 받지 못하는 증시의 현황은 각종 증시 관련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유가증권시장의 일별 거래대금은 최근 들어서만 6월30일(2조9898억원)과 7월1일(3조49억원), 7월4일(3조917억원), 7월7일(3조604억원)에 3조원이 위협받았다. 작년 9월까지만 해도 일별 거래대금이 5조~6조원이 넘는 날이 적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거래대금 감소세가 “바닥을 쳤다”고 자신할 수 없는 모습이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