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로 단기 매출 둔화…장기 성장 잠재력은 여전히 탄탄
전반적인 내수 불황에도 ‘스마트 소비’ 채널로 각광받으며 견조한 실적을 이어온 홈쇼핑 업계에 빨간 불이 켜졌다. 불황이 지속되는 데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소비심리 악화가 겹치면서 올해 TV홈쇼핑 매출 성장이 크게 둔화됐기 때문이다.

다만 여전히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모바일 부문의 매출 증가를 바탕으로 전반적인 실적은 다른 오프라인 유통업태에 비해 선방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 경쟁력 강화와 수요 기반 확대가 기대되면서 장기 성장 잠재력은 여전한 상태라고 판단한다.

스마트 소비 확산

최근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 변화를 우선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소비 양극화와 1인 가구 증가 등 사회적 핵심 이슈의 부각에 따라 ‘가치’ 중심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 이는 무조건 저렴한 물건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상품에 대해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용가치를 추구하고자 하는 ‘스마트 소비’의 확산을 의미한다. 더불어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소비 패턴의 변화는 ‘편리성’이다. 이런 소비 패턴의 반영으로 가깝고 편리하며 접근성이 높은 유통 채널이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저성장 흐름과 인구구조 변화 속에서 소비자의 합리적 소비 패턴이 확산됨에 따라 가격 경쟁 우위의 강점을 보유한 홈쇼핑 채널이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홈쇼핑은 오프라인 유통망에 비해 점포 확보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섰고, 고객 접근성과 상품 소싱 제약 등의 난점을 극복한 판매·유통 채널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진이 큰 의류 비중을 확대하거나 렌털 상품 판매처럼 판매 품목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고령사회 진입과 여성의 소비 여력 개선 영향으로 TV홈쇼핑의 수요층 확대가 예상된다.

특히 가장 큰 비용 부담으로 작용했던 SO 수수료는 홈쇼핑사업자의 효율적인 수수료 정책, 공정거래위원회의 송출 수수료 인상 자제 정책 추진으로 하향 안정화되고 있어 홈쇼핑 업체의 수익성 개선에도 긍정적이다.

최근 미래창조과학부가 11월까지 홈쇼핑 채널 재승인 기본계획을 검토해 내년 5월 재승인 전까지 비리가 있는 홈쇼핑 업체에 대한 불이익 기준 세부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홈쇼핑 업계 위기설이 나오고 있다. 이런 배경은 올해 롯데홈쇼핑 전·현직 임직원이 납품업체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후, 중소기업에 대한 갑의 횡포 이슈가 재부상한 데 있다.

또 중소 및 벤처·창업기업과 혁신기술제품 지원을 위해 제7홈쇼핑 출범에 대한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제7홈쇼핑 설립으로 인한 과당 경쟁 우려는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2011년 홈앤쇼핑 설립 이후 시장 포화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홈앤쇼핑은 설립 2년 만에 취급액 1조원을 넘어섰으며, 기존 업체들의 매출도 소비자들의 하향 구매 확산으로 여전히 지속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홈쇼핑 업체들이 이미 해외 진출을 통한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소비시장이 커지는 신흥국을 중심으로 홈쇼핑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해외 업체와의 협업으로 새로운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을 통한 재도약

모바일 고성장이 이끌고 있는 온라인 소비의 확대는 소비 패턴의 구조적 변화다. 모바일 쇼핑은 주로 20~30대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의 증가와 사용이 편리하고 간편한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되면서 소비 연령층 또한 확대되고 있다.

홈쇼핑 업체들은 이런 모바일 쇼핑 시장 급성장의 수혜주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오픈마켓 사업체보다 높은 품질을 바탕으로 소비자와 신뢰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홈쇼핑 업체들의 모바일 매출 비중은 아직 7%로 인터넷 쇼핑 (27%)에 비해 미미하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급격한 확산과 함께 장기적으로 모바일 매출은 인터넷 매출을 추월할 것으로 판단한다.

모바일 쇼핑의 비중 확대는 이익률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현재 홈쇼핑 업체들이 모바일 쇼핑에서 얻는 영업이익률은 2~3%로, 온라인 쇼핑의 0~1%보다 높기 때문이다. 현재는 모바일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각 업체들이 프로모션을 계속하고 있지만, 향후 매출 안정화로 인해 프로모션비가 감소하면 모바일 영업이익률은 4~5%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여진다.

박유미 <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yumi.park@miraeasset.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