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인수 의향자를 대상으로 한 실사 착수 일자가 21일로 예정되면서 관심을 끌었던 범현대가(家)의 인수전 참여 여부가 다음주 중 판가름날 전망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 패키지 매각 예비입찰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투자자 3곳은 8월말 본입찰을 앞두고 21일부터 4주간 실사 작업을 벌인다.

앞서 지난 5월 말 실시된 예비입찰에는 일본계 금융사 오릭스와 사모펀드인 자베즈파트너스, 파인스트리트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매각 대상인 현대증권 지분은 현대상선 보유 지분(25.9%) 등 모두 36% 정도다. 여기에 현대증권이 100% 보유한 현대자산운용과 현대저축은행도 매각 대상에 포함된다.

DGB금융지주는 현대자산운용의 분리 인수를 희망했으나 패키지 매각 방침이 정해지면서 인수 불참 의사를 밝혔다.

당초 업계에서는 현대증권이 갖는 상징성을 고려해 현대차그룹, 현대중공업그룹 등 범현대가 기업들을 유력한 인수자로 전망했으나, 이들은 결국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현대차와 현대중공업은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인수 의사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이 예비입찰에서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더라도 추가로 입찰 참가사를 받기로 하면서 범현대가 기업이 결국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경우 2010년 현대건설 매각 때 인수 의사를 밝히지 않다가 막판에 참여한 전례가 있다"며 "현대증권은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이 벌여놓은 사업인데다 이름이 갖는 상징성 때문에 범현대가의 참여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인수 참여가 개방된 상황에서 현대차와 현대중공업이 굳이 뒤늦게 컨소시엄을 맺는 전략을 펼칠 필요가 있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한편 현대그룹은 현대증권 패키지 매각을 통해 최소 7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매각을 유리하게 하기 위해 본사 사옥 매각과 지점 축소 등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중이다.

그러나 시장에서 평가하는 가치는 현대그룹의 기대치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져 최종 가격협상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한경닷컴 증권금융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