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 사업자가 추가로 늘어나도 중소기업의 판로를 확대하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홈쇼핑보다는 T커머스 등 상품판매 데이터 채널을 활용하는 것이 중소기업 판로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범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10일 한국언론학회 주최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홈쇼핑 채널 평가와 정책 과제’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홈쇼핑이 추가 승인되면 중소기업을 활성화하는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송출 수수료 인상 등 부정적인 결과가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소기업청과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홈쇼핑 사업자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전 교수는 “홈쇼핑 사업자가 많아지면 중소기업이 납품을 대가로 홈쇼핑 업체에 내는 수수료가 오히려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홈쇼핑 사업자들이 좋은 채널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는 과정에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에 내는 송출 수수료가 높아질 것이고, 이에 따른 부담을 납품업체에 떠넘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홈쇼핑 이용자도 채널 확대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수영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홈쇼핑 이용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채널 증가에 반대하는 의견이 28%로 찬성하는 의견 21%보다 많았다”고 말했다. 주정민 전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새로운 홈쇼핑이 등장해도 판로 확대 효과는 일부 중소기업에만 돌아갈 것”이라며 “T커머스 등 상품판매형 데이터 방송을 활성화하는 게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T커머스는 케이블TV나 인터넷TV에서 자막과 음성 등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상품을 판매하는 상거래 방식을 말한다. 홈쇼핑 허가권을 갖고 있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오용수 방송산업정책과장은 “신규 홈쇼핑 승인보다 T커머스를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정책 수단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