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바뀐 부처들 물갈이 얼마나…'술렁'
박근혜 정부 2기 내각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각 부처 차관 인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대통령은 국정 공백을 막기 위해 이번주 말이나 다음주 초 새 장관들에게 임명장을 준 뒤 곧바로 차관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 바뀐 부처 ‘긴장’

장관 바뀐 부처들 물갈이 얼마나…'술렁'
일단 장관이 바뀐 부처에선 벌써부터 차관 하마평이 무성하다. 기획재정부는 추경호 1차관의 유임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석준 2차관이 유임되느냐 여부가 관심이다. 당초 최경환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취임 후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차관 및 1급 관료들에 대한 대폭 교체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관피아(관료+마피아)’ 논란으로 퇴직 간부들이 갈 곳이 사라진 데다 이달 중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 다음달 초 내년 세법개정안 발표 등 굵직한 정책 이슈가 걸려 있어 큰 폭의 물갈이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본부 1급 6명 중 일부는 최 후보자 취임 후 교체 가능성이 높다.

세월호 사고 수습 과정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안전행정부는 강병규 장관 경질에 이어 1, 2차관 모두 교체 가능성이 높다는 분위기다. 내부에선 안전담당인 이경옥 2차관은 물론 지난 2월 임명된 박경국 1차관도 짧은 재임기간에 상관없이 ‘위험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정부 조직개편으로 인사 업무와 안전 관리 부문이 떨어져 나가면서 차관 숫자도 한 명으로 줄어드는데, 신임 차관에는 지방자치 전문가인 정재근 지방행정실장이 1순위로 꼽힌다. 정종섭 신임 장관 후보자가 법학교수 출신으로 지방행정 경험이 없다는 점이 고려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해양수산부는 세월호 사고 이후 손재학 차관을 비롯해 본부 1급(실장급) 5명이 모두 사표를 낸 상태다. 김영석 청와대 해양수산비서관과 곽인섭 해양환경관리공단 이사장이 신임 차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행시 28회인 정현옥 차관 후임으로 29회 동기인 한창훈 청와대 고용노동비서관, 권영순 고용부 노동정책실장, 심경우 기획조정실장이 삼파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김명수 장관 후보자가 숱한 의혹에 휩싸이면서 청와대가 여론 추이를 살피는 게 변수다. 교수 출신인 김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하면 역시 교수 출신인 나승일 차관이 교체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성가족부는 장관이 바뀌었지만 이복실 차관의 유임이 유력하다는 전언이다.

◆장관 유임 부처 ‘여유’

장관이 유임된 부처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다. ‘체제 변화’ 가능성이 낮아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김재홍 1차관과 한진현 2차관도 당분간 계속 업무를 볼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일각에선 정재훈 산업기술진흥원장이 1차관, 문재도 청와대 산업통상자원 비서관이나 권평오 무역투자실장이 2차관으로 승진할 것이란 말도 나오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다. 내부적으로도 관피아 논란 때문에 “일찍 승진해봐야 일찍 나가야 하는데 뭣하러 승진을 서두르겠느냐”는 말까지 나온다.

보건복지부도 ‘문형표 장관-이영찬 차관’ 체제가 유지될 것이란 관측이 많지만 ‘외부 인사’가 변수다. 기재부가 인사 적체 해소 차원에서 본부 또는 외부 파견 1급 중 한 명을 복지부 차관으로 밀어넣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표정 어두운 청와대 1급들

청와대 파견 비서관(1급)들은 표정이 어둡다. 청와대 1급은 역대 정부에서 ‘차관 승진’이 예정된 자리였지만 이번엔 차관 승진자가 적을 것으로 알려졌다. 주형환 경제금융비서관은 조원동 전임 경제수석이 교체된 만큼 정부 부처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다만 기재부 차관으로 입성하지 못할 경우 다른 부처 차관으로 옮길 수도 있다. 주 비서관 후임은 기재부의 정은보 차관보와 최상목 정책협력실장이 경합 중이다. 홍남기 기획비서관과 오균 국정과제비서관은 유민봉 국정기획수석이 유임되면서 당분간 유 수석과 함께 일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부처 ‘외청장’ 중에서 김덕중 국세청장은 유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백운찬 관세청장은 유임이 점쳐지기도 하지만 기재부 1급 인사와 맞물려 교체될 수도 있다. 최근 수년간 관세청장 자리를 기재부 세제실장이 물려받았다는 점에서다.

주용석/도병욱/백승현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