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출판기념회에서 만난 서청원-김무성
지난 17일 출판기념회에서 만난 서청원-김무성
제2차 영남권 합동연설회…앞다퉈 '박근혜 마케팅'

새누리당 7·14 전당대회 후보자들은 9일 제2차 합동연설회에서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비지땀을 흘렸다.

이번 연설회는 책임당원이 가장 많은 영남권 유권자를 대상으로 경북 경산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이 높은 만큼 후보자들은 예외 없이 정부 성공에 대한 협력 약속을 내놓는 것은 물론 박 대통령의 선친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표심을 자극했다.

◇서청원 "朴대통령 지키다 감옥 가…사심 없다" = 유력 당권 주자인 서 의원은 강력한 경쟁자인 김무성 의원을 향해 '대권 포기 선언'을 촉구했다.

서 의원은 "만약 이번 당권에서 순수하게 박 대통령만 돕겠다고 생각하고 2017년 대통령 후보를 포기한다고 분명히 선언하면 나도 당을 위해 중대한 결정을 하겠다"고 말했다.

연설 도중 연단을 벗어나 객석으로 내려가 김 의원을 포함한 다른 전당대회 주자들이 대기 중인 곳에서 이 같은 돌발 제안을 한 것이다.

이는 김 의원이 당권을 잡을 경우 자신의 대권 도전을 위해 청와대와 각을 세우면서 여권 전체가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우회적으로 전달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살짝 고개를 숙인 채 웃음을 머금었을 뿐 서 의원을 직접 바라보지는 않고 '외면'했다.

한편, 서 의원은 '중대한 결정'의 의미에 대해 기자들과 만나 "그 분(김무성 의원)이 다 알고 있다"면서 "기한이 며칠 있는데 답변이 오면 다시 얘기하겠다"고 추가 언급을 삼갔다.

◇김무성 "대통령 성공 없이 새누리당 대권 없어" = 서 의원 순서 직후 연단에 오른 김 의원은 즉답은 피한 채 박 대통령을 돕겠다는 뜻을 거듭 확인했다.

다만 "박 대통령의 성공 없이는 새누리당의 대권도 없다"고 밝혔다.

사전 배포한 원고에는 없던 내용으로 개인보다는 현 정부의 성공이 우선이라는 점을 밝힌 것이다.

그러면서 "당이 위기일 때마다 당을 구한 박 대통령이 위기라고 하는데 박 대통령을 돕는 데 내가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김 의원은 "우리 당이 자생력을 갖지 못하고 선거 때마다 박 대통령에게 의존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왔다"면서 "새누리당을 짓눌러온 부패, 기득권, 수구적 이미지를 떨쳐내 위기에서 대통령을 구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연설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서 후보가 저를 대권주자로 띄워 줘 감사하지만 아직 전혀 생각이 없다"면서 "오늘 내가 대의원께 드릴 말씀이 있는데 돌발적으로 질문한 것에 대해 대답하면 말려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도 있다' = 2강(强) 다툼과 함께 최고위원 입성을 위한 3, 4위 싸움도 치열했다.

김 태호 의원은 "말로는 대통령의 성공을 얘기하고, 뒤에서는 대통령의 이름과 눈물을 팔아 덕 보고, 당원 줄세우기를 하고 있다"면서 "거대한 쓰나미가 몰려오는데 서로 선장하겠다고 이전투구를 하는데 대통령을 돕는 게 아니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인제 의원은 "구미의 가난한 농부 아들로 태어난 박 전 대통령은 지긋지긋한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대장간밖에 없던 나라에서 첨단 용광로에 도전했다"면서 "낡은 친이 친박이라는 파벌의식을 용광로에 넣어 녹이고 박 대통령을 성공시키는 데 모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창달 전 의원은 "1975년 박 전 대통령이 살아있을 때 29세의 나이로 공화당에 입당한 후 민주정의당 창당 멤버로 대구, 경북의 창당에 실무작업을 하는 등 40년간 이 정당을 지켜왔다"면서 당의 '뿌리'임을 앞세웠다.

김 을동 의원은 "저는 지난 총선에서 난공불락 요새로 24년 동안 새정치민주연합의 텃밭(서울 송파병)이었던 곳에 새누리당의 깃발을 꽂아 '광개토여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면서 "당의 위기를 대통령이 지켜줬고, 이제는 우리가 대통령을 지켜줄 차례"고 강조했다.

홍 문종 의원은 "박 대통령이 당선되지 않았다면 애국가를 부르지 않고,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지 않는 사람에게 나라를 넘겨줄 뻔했다"면서 "박 전 대통령이 만든 한강의 기적을 다시 써내려 갈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영우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은 서독에 광부와 간호사를 보내주고 그들의 봉급을 담보로 1억4천만 마르크를 빌렸다"면서 "조국을 사랑하는 박정희의 애국심으로 대한민국 정신을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상민 의원은 "김무성 대표가 되든 서청원 대표가 되든 새누리당의 미래는 없고, 혁신도 없다"면서 "유권자 절반인 2040(20∼40세)을 향한 마음을 품지 못한다면 어떻게 우리 당에 미래가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서울·경산연합뉴스) 안용수 김연정 기자 aayyss@yna.co.kr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