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인다" 했는데…코스닥 2차 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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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서도 ‘전차’는 뒷전

코스닥지수의 올해 움직임은 ‘N’자 형태로 요약된다.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지수가 70포인트 이상 급등하는 장세가 이어지다 5월 들어 지수 상승분의 절반이 넘는 40포인트 하락하는 조정장을 맞았다. 하지만 6월 말부터 조용한 반전이 찾아왔다. 코스피 대형주들이 원화 강세로 줄줄이 타격을 받으면서 코스닥이 대안 시장으로 부상한 것이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금과 같은 원화 강세 국면에서는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필두로 한 수출주들이 힘을 쓰기 어렵다”며 “상대적으로 환율 영향이 적고 이익 전망이 탄탄한 소형주로 피신하려는 움직임이 코스닥 반등세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연일 주식을 순매도 중인 기관도 코스닥에서는 주식을 사고 있다. 지난달 25일 이후 순매수 금액이 679억원어치에 달한다. 유가증권시장에서 400억원어치 이상의 주식을 내다 판 것과 대조적이다. 외국인들도 같은 기간 코스닥에서 369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순매수 규모가 크지 않았지만 시장 전망이 긍정적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기관과 외국인의 ‘코스닥 쇼핑 바구니’에는 낙폭과대주가 많이 담겼다. 이 기간 기관 순매수 1위 에스엠, 외국인의 순매수가 가장 많았던 서울반도체 등이 대표적이다. 코스닥 상장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전자, 자동차 부품주들은 별로 찾아볼 수 없었다.
◆“가는 종목만 간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밸류에이션(이익 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큰 종목 또는 실적 기대주들을 중심으로 주가가 오른 만큼, 지난 1분기와 같은 ‘거품’이 지수에 많이 끼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형주들이 반전의 계기를 잡을 때까지 코스닥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다고 코스닥 대세 상승장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코스닥 상장사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전자와 자동차 부품주들의 이익 전망이 어두운 데다 올초처럼 외국인들이 코스닥시장에 ‘조 단위’ 자금을 투입할 가능성도 크지 않아서다.
전문가들은 게임주를 필두로 한 중국 소비주, 지난해보다 저렴해진 곡물을 원재료로 쓰는 식품·사료주, 리모델링 바람을 탄 건자재주 등 이른바 ‘가는 업종’만 계속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시황팀장은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많이 오른 것은 원화 강세, 곡물가격 하락, 리모델링 열풍 등의 재료로 수혜를 볼 수 있는 상장사가 상대적으로 많아서”라며 “코스피 대형주, 코스닥 중소형주라는 구분보다 최근의 경제 여건에 부합하는 업종과 종목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