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식 서울시의회 의원의 살인교사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1차 증거 분석을 마치고 보강수사에 착수했다.

서울남부지검은 "경찰로부터 넘겨받은 증거자료 분석을 주말 동안 모두 마쳤고 필요한 부분에 대한 보강수사에 들어갔다"고 7일 밝혔다.

경찰이 제출한 자료는 김 의원과 공범 팽모 씨를 비롯해 주변인의 진술 내용, 통화내역, 은행계좌 기록 등이다.

검찰은 특히 살해당한 송모 씨가 매일 만난 사람과 이들에게 지출한 금품 내역을 기록한 장부인 '매일기록부' 원본을 송씨 가족으로부터 제출받아 집중 검토하고 있다.

A4용지 크기의 공책 1권 분량인 이 장부는 송씨가 볼펜으로 매일 적었으며, 정치인과 공무원 등의 이름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살인교사 동기 관련 내용은 면밀히 조사하겠지만, 그 외 부분은 구체적 혐의가 드러나거나 명백한 단서가 있으면 수사할지 검토할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검찰은 지난 3일 경찰로부터 김 의원과 팽씨의 신병을 넘겨받은 뒤 이들을 2차례 이상 조사해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을 캐물었다.

검찰 관계자는 "증거의 가치판단 여부는 개별 사안마다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보면 직접증거가 없어도 조각조각 정황증거만으로 유죄를 인정할 수 있다"며 "다만 경찰 단계에서 자백한 팽씨가 이를 부인하면 그의 진술은 증거 능력이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필요하면 김 의원 등의 구속기간을 연장할 방침이다.

검찰의 구속 만기일은 오는 12일이며 법원의 허가를 받아 한 차례(최장 10일) 연장할 수 있다.

한편 살인교사 사건과 별개로 레일체결장치 수입·납품업체 AVT로부터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는 김 의원이 팽씨 아내의 계좌를 이용해 AVT 측으로부터 1300만원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팽씨의 아내 A씨는 경찰 조사에서 "2012년 4월 남편이 아버지 이사 자금 때문에 김 의원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부탁했는데 며칠 뒤 이○○라는 이름으로 내 계좌에 1300만원이 입금됐다"고 진술했다.

이○○는 AVT 대표 이름이다.

A씨는 이어 "남편이 중국에 있을 때 김 의원에게서 전화가 왔다"며 "그는 '검찰에서 이○○ 이름으로 돈 들어간 것에 대해 물어보면 급해서 빌린 것이고 일주일 뒤 현찰로 갚았다고 말하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김 의원에게 이○○가 누구냐고 물었더니 "AVT라는 회사의 대표"라는 답을 들었다고도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AVT와 팽씨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김 의원이 자금 추적을 피하려고 팽씨 부인의 계좌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남부지검은 "AVT 관련 수사는 현재로선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에서 별도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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