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더 뜨거운 신차 경쟁
현대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가 다음달 2일과 3일 각각 그랜저 디젤과 SM5 디젤을 내놓으면서 국산 중대형 세단 시장에서도 디젤 엔진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 기간 메르세데스 벤츠 뉴C클래스와 푸조 뉴308, 페라리 캘리포니아T, 아우디 뉴A8 등 수입차들의 신차 공세도 이어진다. 일반적으로 휴가철이 있는 여름은 판매 비수기지만 국산·수입차들의 경쟁이 격화하면서 7월 첫 주는 자동차 시장의 ‘핫 서머 위크’가 되고 있다.

현대차는 내달 2일부터 일반 소비자 등을 대상으로 디젤 엔진을 장착한 첫 준대형 모델인 그랜저 디젤 시승행사를 진행한다. 지난달 29일 부산모터쇼에서 처음 데뷔한 모델로 본격적인 판매에 나서는 것이다.

그랜저 디젤에는 싼타페, 맥스크루즈 등에서 완성도와 내구성을 검증받은 2.2L R엔진이 탑재된다.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m의 성능을 갖췄고 복합연비는 14.0㎞/L다. 현대차의 강점인 여유로운 공간과 정숙성, 다양한 옵션 등으로 다른 국산, 수입 디젤 세단과 경쟁 우위에 선다는 전략이다.

전반적인 시장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지난 9일 사전 계약을 시작한 후 27일까지 1500대가량 예약이 이뤄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가격은 3254만~3494만원으로 동급 수입차와 비교하면 1000만원 이상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르노삼성은 ‘SM5 D’를 내놓는다. 배기량이 낮은 1.5L급 dCi 디젤 엔진과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의 조합으로 복합연비를 16.5㎞/L까지 끌어올렸다. 가격은 2560만원 선이다. SM5 D는 중형 세단으로 준대형인 그랜저 디젤과 체급 및 가격 차이는 있지만, 국내 디젤세단 시장을 두고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차들의 거센 공세도 이어진다. 푸조의 공식 수입판매사인 한불모터스는 30일 해치백 모델인 뉴308을 출시한다. 디자인과 성능을 대폭 개선한 풀체인지(완전변경) 제품으로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27.7㎏·m의 성능을 갖췄다. 한불모터스는 세련된 디자인과 부드러운 승차감, 높은 연비(18.4㎞/L)를 앞세워 꾸준히 인기를 모으고 있는 폭스바겐 골프와 경쟁할 방침이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신차 경쟁도 치열하다. 벤츠는 7월1일부터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뉴C클래스 대규모 시승행사를 연다. 페라리는 2일 캘리포니아T를 공개한다. 1987년 F40 이후 27년 만에 부활한 8기통 터보 엔진을 장착했다. 최고출력은 560마력, 최대토크 77㎏·m, 최고 속도는 316㎞에 달한다.

3일에는 아우디가 뉴 A8로 대형 럭셔리 세단 시장 공략에 나선다. 기존 A8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로 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렉서스 LS, 현대차 에쿠스와 판매 경쟁을 벌인다.

업계 관계자는 “여름은 자동차 판매 비수기지만 경쟁이 격화하면서 계절 구분도 사라지는 추세”라며 “비수기부터 시작하는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통해 가을 성수기를 선점하려는 노림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