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투자협회(회장 박종수)는 한국투자증권과 퇴직연금제도 가입자 898명를 대상으로 퇴직연금에 대한 인식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노후소득을 대체하기 위해 수익률 제고가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근로자가 직접 운용하는 DC제도는 도입 시 근로자의 참여가 원천적으로 불가능(17.6%)하거나 형식적으로만 참여하는 비율(50.7%)이 높았다.

사업자 선정 시 운용 능력(9.7%)과 자산관리능력(2.8%)이 아닌 대출 등 기존 거래관계에 따라 근로자를 배제하고 회사가 단독 선정하는 형태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았다.

운용 시 근로자가 스스로 상품을 선택하기(23.5%)보다는 회사 또는 사업자 등에 의존하는 정도(53.8%)가 높았다.

심지어 근로자가 금융상품을 선택하지 않아 원리금 보장상품 운용이 지속되는 비율(20.7%)도 높은 편이었다.

금투협 관계자는 "가입자 중심으로 제도를 선진화하고 장기 수익률제고를 위해 현행 운용방법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기금형제도 도입, 디폴트 옵션, 라이프사이클 펀드 등 선진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회사가 운용하는 DB제도 사업자 선정 역시 운용능력(2.7%)보다 회사와의 기존 금융거래 관계(30.6%) 등 외적인 요인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

투자위원회를 둔 회사는 255개 사업장 중 12.2%, 전문가가 포함된 투자위원회를 통해 의사결정 한 경우는 1.2%에 불과했다. 대부분 전문성이 결여된 상태로 운용하고 있는 셈이다.

주로 임원(52.9%), 운용부서(25.9%), 최고경영자(12.9%) 등이 운용 의사 결정을 진행해 손실에 대한 부담이 쏠리는 구조였다.

이 관계자는 "운용상품이 1개인 회사가 54.9%로 위험분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저금리 기조에도 원리금 보장상품 위주의 운영을 고려하고 있어 퇴직급여부채 증가 위험성에 대해 위기감이 결여돼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