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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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부진했던 정보기술(IT)주들이 증시 주도주로 복귀하고 있다. 국내 증시 양대 축으로 꼽히는 자동차주가 원화 강세 여파로 힘을 쓰지 못하고, 업종별 순환매도 뜸해 ‘IT주의 귀환’은 박스권에 지친 투자자들에게 단비 같은 소식이다

지난 20일 주요 IT주들이 1~2% 급락한 것은 외국인의 선물 매도가 대량으로 쏟아진 일시적 충격일 가능성이 많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분위기를 주도하는 대표 선수는 SK하이닉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9일까지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률은 37.8%에 이른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1%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작년 말 3만6800원이던 주가는 5만700원까지 치솟으며 17년 만에 5만원 선을 돌파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은 ‘승자독식’ 효과에 D램 가격 상승 등 업황 개선이 더해지면서 이익 증가세의 배경이 됐다.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랜 기간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던 LG그룹 IT 계열사들의 동반 강세도 눈에 띈다. 막냇동생 격인 LG이노텍이 ‘깜짝 실적’을 배경으로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LG전자LG디스플레이도 지난 3월을 저점으로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LG전자 주가는 7만6500원으로 올 들어서만 12% 뜀박질하며 1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 주가도 작년 말 대비 21% 오르며 오랜만에 3만원 선을 회복했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형 스마트폰 ‘G3’의 판매 호조로 2분기 LG전자의 휴대폰 부문 영업이익이 4분기 만에 흑자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휴대폰 부문의 실적 개선은 LG전자 주가 반등의 핵심 변수로 꼽혔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과점화가 이뤄진 반도체 등과 달리 자동차주들은 일본·미국 업체들과의 경쟁이 심해지고 있고, 환율 변수도 있어 당분간 주도주 복귀가 어려울 것”이라며 “무게중심이 IT-자동차의 ‘2강(强)체제’에서 IT ‘독주 체제’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