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모바일 D램 증산
에너지·화학분야도 '탄력'
유럽 윤활기유 시장 진출 눈앞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올해 하반기 SK그룹은 ‘안정 속 성장’이라는 연초의 경영방침에 맞춰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신수종 사업을 개발하고 주력 제품 수출을 확대해 그룹의 미래가치를 키워나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SK는 올해 예정한 15조원 규모의 투자금을 하반기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그룹의 주력 사업인 에너지, 화학, 정보통신, 반도체 등 부문에 연간 9조원가량을 투입한다. 미래성장 동력원 발굴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에 1조원, 해외자원 개발 투자에 약 9000억원을 각각 투자한다. 상반기에 일부 집행하지 못했던 투자는 하반기에 추가해 글로벌 수출기업의 위상을 계속 이어간다는 각오다.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강화

계열사별로는 우선 SK하이닉스에 2015년까지 1조8000억원을 투자해 새 공장과 클린룸 등을 건설하고 성장동력원으로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경기 이천 공장에 신규 팹(FAB·생산라인) 건설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신규 설비가 완공되면 SK하이닉스의 미래 경쟁력이 한층 강화돼 또 한번의 도약이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모바일 제품에 최적화된 반도체 생산에 집중해 지난해 기록했던 최대 실적을 올해 경신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규 스마트 기기 출시가 이어지고 중국 내 모바일 시장이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모바일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시장 환경이 SK하이닉스에 우호적이란 판단에 따라 모바일 D램 생산 비중을 높여 나갈 방침이다. 20나노 중반급 공정기술을 모바일 D램에도 확대 적용, 원가 및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부가가치를 높여 나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LTE 네트워크 확대로 모바일 제품 성능이 고도화되는 시장 추세를 감안해 모바일에 최적화된 고성능 반도체 양산 체제도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등 낸드플래시 솔루션 제품을 통해 하반기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SSD 부문의 경우 하반기에 기업용 SSD 상업 생산을 시작한다. 기업용 SSD는 현재 소비자용 SSD보다 부가가치가 높아 수익성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TLC(트리플레벨셀) 및 3D(3차원) 낸드플래시 제품 개발을 연내에 끝내 샘플 공급을 시작하는 등 기술력을 꾸준히 강화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싱가포르 유화 합작설비 양산 시동

에너지·화학 분야에서는 E&P(석유개발)사업과 배터리·전자신소재 사업 투자를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화학제품과 전기자동차를 국내외에서 대량으로 생산해 하반기 그룹 경영의 중심축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연초 외국인투자촉진법 통과로 숨통이 트인 SK종합화학과 일본 JX에너지의 합작사는 하반기부터 연 100만t 규모로 PX(파라자일렌) 생산을 시작한다. SK인천석유화학도 6월 말까지 PX공장 신설을 마무리짓고 하반기 생산 대열에 합류한다. 이 공장은 연 130만t의 PX를 생산할 수 있다. SK인천석유화학은 사우디 국영회사인 사빅(SABIC)과 합작으로 하반기 싱가포르에 고부가 폴리에틸렌인 넥슬렌 생산을 위한 조인트벤처를 설립한다.

윤활유 부문에선 SK루브리컨츠와 스페인 렙솔사가 합작한 스페인 카르타헤나 공장이 하반기 첫 윤활기유 제품을 생산한다. 스페인 공장은 SK루브리컨츠의 유럽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4월 준공한 싱가포르 ‘주롱 아로마틱 콤플렉스’에서도 올 하반기부터 PX, 벤젠, 오소자일렌 등 석유화학 제품을 양산한다. SK는 이 지역에서 생산한 석유화학제품을 전 세계로 유통시키는 ‘허브’로 삼아 화학사업의 글로벌 생산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