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귀를 열고 숲을 보는 지혜 있어야
난데없이 날아든 이라크 사태 속보였다. 증시 입장에서도 근래 보기 드문 빅 뉴스다. 큰 대외 악재 없이 이렇게 평온했던 적이 있었을까란 생각을 하기 무섭게 증시를 뒤흔들어 놓았다. 재밌는 점은 이번에도 각국 금융시장의 반응이 한결같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미국 일본과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는 되레 강세를 보이기까지 했다. 유럽과 한국 증시만 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2일 만인가. 외국인 순매도 기억이 까마득해질 즈음인 지난 13일 다시 2500억원 규모의 외국인 순매도가 나왔다. 증시 주변에선 “외국인이 차익 실현할 기회를 엿보고 있었는데 마침 이라크 내전 가능성이 좋은 핑곗거리를 선사했다”는 말도 나온다. 좋게 생각하면 ‘숨고르기’요, 이라크 사태에 천착하면 결코 간단치 않을 이슈다.

2014년 상반기는 이렇게 이라크 내 분쟁 뉴스로 지나갈 것 같다. 보름이면 하반기가 시작된다. 국내적으로는 세월호 침몰 사건과 6·4 지방선거, 개각 등으로 덧없이 지나버린 시간이다. 증시에선 2000선 안착을 놓고 수개월간 힘든 샅바싸움이 지속됐다. 다가올 하반기는 재테크 시장과 투자자들에게 어떤 투자지형을 만들어줄까.

상반기와 하반기를 굳이 구분하는 이유 중에는 수익률을 되돌아보려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올해 재테크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지, 남은 하반기는 얼마나,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차분히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 반환점을 도는 만큼 투자전략을 재점검하고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목표 수익률을 조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한편으론 나무만 쳐다보다 놓친 숲의 면면을 다시 조망할 때이기도 하다. 글로벌 경제가 어떤 흐름을 타고 있고, 새로운 투자상품은 어떤 게 나오는지 살펴볼 여유를 가져보도록 하자.

지수만 추종해서는 수익에 크게 보탬이 되기 어려운 시황이 여전하다. 삼성SDS 등 기업공개(IPO) ‘대어’들이 공모주시장을 활활 타오르게 할 것이란 전망에 더 솔깃해질 수밖에 없다. 귀를 열어둬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장규호 증권부 차장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