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가 월드컵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것이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의 재선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6년 만에 본선에 진출한 콜롬비아는 대선 결선투표 하루전인 14일(현지시간) 그리스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3대0의 대승을 거두고 16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콜롬비아 전역에는 선거 얘기는 온데간데없고 월드컵 열기로 흥분의 도가니가 됐다.

연임에 도전한 산토스 대통령과 이를 저지하려는 오스카르 이반 술루아가 전 재무장관은 1차전의 승패가 결선 투표율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했다.

투표를 잠정집계 결과 산토스 후보는 50.9를 득표해 45.0%를 얻은 술루아가 후보를 따돌렸다.

투표율은 47%대로 1차투표의 40%대에 비해 7%포인트 이상 올랐다.

2010년 대선때 1차 투표율은 49%대였으나 결선에서는 오히려 낮았었다.

산토스는 1차투표에서 25.7%에 그쳐 29.3%를 득표한 술루아가에 뒤졌다가 역전승을 한 것이다.

역대 대선에서 가장 저조한 투표율을 기록했던 1차투표에서 기권한 유권자 중에는 산토스의 지지층이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투표율 상승은 산토스의 승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를 대파한 콜롬비아 국민의 기분이 '업'(up)된 것도 투표율을 높이는데 한 요인이 됐을 수 있다고 콜롬비아 주재 한국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산토스와 술루아가 두 후보는 결선투표 하루 전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응원전을 펼쳤으나 그리스전 승리의 여신은 산토스의 손을 들어준 셈이 됐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