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변화 맞춰 투자 다변화…유동·안정·수익성 세 토끼 잡을 것"
“외환보유액 운용 여건 변화에 대비해 탄력적인 대응이 필요합니다.”

채선병 한국은행 신임 외자운용원장(56·사진)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세계 7위의 외환보유액을 효과적으로 운용하려면 투자 전략을 다변화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지난달 21일부터 3600억달러(5월 기준·약 370조원)의 외환보유액 운용을 책임지게 된 그는 “자산 배분을 선진화해 외환보유액 운용 목표인 유동성·안정성을 확보한 가운데 수익성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채 원장은 올 하반기 주목하는 변수로 미국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이후 금융시장 변화를 꼽았다. 미국이 통화긴축 논의를 시작하고 금리가 오르면 채권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어서다. 한국 외환보유액의 90% 이상은 국채나 정부기관채 등 유가증권에 투자하고 있다.

채 원장은 “한국뿐 아니라 대부분 중앙은행들이 채권을 중심으로 외환보유액을 운용한다”며 “유럽중앙은행(ECB)의 완화정책 등 각국의 통화정책 변화가 국제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국제 금융시장 변화에 맞게 투자를 다변화하는 것이 유일한 방책이라는 결론이다. 그는 “투자 다변화는 외자 운용의 수익성을 높이는 동시에 위험을 분산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지난 2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업무현황 자료에서 외환보유액 운용에 대해 “미 달러화, 유로화 등 주요 선진국 통화 위주로 구성하되 중장기적 관점에서 위안화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 통화의 다변화 방향에 대해선 “유동성과 안정성을 중시하는 범위 내에서 해당 국가의 성장 가능성 및 거시경제 안정성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외화자산에서 위안화 비중을 확대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중국 자본시장이 점차 자유화하면서 투자 여건이 좋아지고 있다”고 우회적으로 답했다.

1981년 한은에 입행한 채 원장은 외화자금국, 국제국, 뉴욕사무소 등을 거친 뒤 지난 4월 외자운용원장을 맡았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